한국일보

중국이 세계를 지배하면

2010-10-26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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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광영 (전 언론인)

미국 다음가는 부자나라로 떠오른 중국이 내년부터 시작되는 새 5개년 경제계획 부터는 ‘성장에서 분배’로 정책을 바꾼다고 발표하였다. 이 뉴스에 온 세계가 특별한 관심을 보이는 것은 30년간 초고속성장 한길로 줄다름쳐온 1당독재나라 중국이 독재정치 특유의 기동성과 효율성을 동원한다면 분배정책의 성공가능성이 높은데다 평등사회건설을 이념으로 하는 공산당이 분배정의를 실천하겠다는 의지를 처음으로 밝혔기 때문이다.

당대회는 성장으로 축적된 국부(國富)를 전인민에게 골고루 분배하여 민부(民富)를 늘리고 도시와 농촌간 격차를 줄이는데 역점을 두겠다고 하였다. 그동안 경제성장으로 새롭게 생겨난 자산계급의 예상되는 치열한 저항을 진압하고 부의 재분배가 성공할 것인가? 관심사로 되고 있다. 당대회는 새정책을 이끌어 나아갈 중국의 새 지도자로 57세의 시진평을 선출하였다. 모택동과 함께 중국혁명에 참가한 혁명 1세대를 아버지로 둔 시진평은 일찍부터 지방당과 행정
기관에서 경륜을 쌓았고 능력과 지도력이 검증된 유능한 인물로 알려져 있다. 문화혁명 때는 숙청되어 농촌으로 쫓겨나 7년동안이나 벼룩이 득실대는 농가에서 농민들과 함께 하며 중국농업의 현실을 속속들이 파악하는 귀중한 경험도 쌓았다고 한다.


등소평의 개혁 개방과 자본주의 경제정책 채택으로 자본축적에 나선 중국은 서구 자본주의 나라들과는 달리 식민지자원의 약탈이 아닌 국내자원과 10억이 넘은 인구의 값싼 노동력을 밑천으로 세계의 공장이 되었고 지금도 값싼 상품을 지구촌 구석구석에 공급하고 있다. 돈을 벌기 위해서라면 물불 가리지 않는 물신숭배. 외국 상품 모방하는 가짜의 범람. 위생기준 무시하는 불량식품등 도덕성 부재 혁명이념 실종등 천민자본주의 모델 국가로 비난을 사기도
하면서 중국은 착실히 수출하고 돈은 모아 지금은 2조달러에 육박하는 세계최대 외환보유국이 되었다.

금세기 안에 미국을 따라잡고 세계 제1의 경제강국이 될 것이 확실시되는 중국. 미국의 뒤를 이어 약육강식의 국제권력정치 판도에 새로이 등장하는 패권국가로 되고 말 것인가? 아니면 제3세계 맹주시절의 구호였던 반식민주의 비동맹 평화공존과 핵과 군비경쟁 없는 새로운 상생의 평화질서를 이끌 것인가?
영국의 아시아문제 전문가이며 가디언 지의 논객 ‘마크 자크’는 “중국이 세계를 지배하면...”이란 최근 저서에서 중국은 서구제국주의 나라들과는 달리 자신이 식민지였던 쓰라린 역사를 딛고 일어섰으며 다른 나라를 식민지로 삼는 것이 아니라 상대방에 대한 주권존중과 중국에 대한 존경을 하나의 문명 틀로 세워 그 안에 중국의 성공모델을 구축에 나설 것이라고 낙관적으로 전망하였다.

중국은 조공체제라는 명분중시의 유교적 세계질서를 이루어 세계평화를 보장할 것이라고 지극히 논의적으로 내다보기도 했다. 조공체제란 옛중국이 세계의 중심이며 주변소국들은 중국황제에 충성하고 조공하면 그 몇배의 보상을 주며 부모자식이나 군신관계처럼 왕조를 지켜주는 옛 동양적 국제질서를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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