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사설/뉴저지 위안부 기림비 건립 의미 크다

2010-10-26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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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군 강제 위안부 기림비’가 미국땅에서는 처음으로 뉴저지에 건립돼 그 의미가 매우 깊다. 뉴저지 팰팍 도서관 앞에 지난 23일 모습을 드러낸 이 위안부 기념비는 일본의 만행을 미국사회에 알리고 일본군에 무참히 짓밟힌 한국인 여성들의 아픔과 고통을 상기시키는 계기를 만들었다.

가로, 세로 1미터 크기의 대리석 기념비에는 1930년부터 1945년까지 일본 제국주의 정부군대에 유린된 20여만명의 여성과 소녀들을 기린다며 상상할 수 어려울 정도로 끔찍하게 침해당한 이들의 인권과 이 잔혹한 범죄를 결코 잊어서는 안 된다는 내용의 문구가 적혀 있다. 앞으로 이 기념비는 후세들에게 역사적 진실을 알게 하고 이와같은 불행이 더 이상 있어서는 안된다는 사실을 두고두고 강조하게 될 것이다.

이번 뉴저지 기념비는 다른 지역에서 추진되고 있는 위안부 기림비 건립 작업에도 물꼬를 텄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부여한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미국 민주주의의 작동경로를 확실히 배웠다는 점에서 더욱 의의가 있는 일이다. 이 기념비는 한인유권자센터(KAVC)가 실시한 여름인턴 프로그램에 참여한 한인고교생 10여명의 건립모금운동을 시작으로 버겐카운티 정부, 팰팍시 등이 힘을 가세해 이루어졌기 때문이다. 다시 말하면 이번에 건립된 위안부 기념비는 미국사회에서 이루어진 성공적인 모델케이스로 미국 풀뿌리 민주주의 운동이 어떤 식으로 작동되는지 확실하게 보여준 하나의 대표적인 사례가 되었다.

지난 2007년 연방하원에서 통과된 H. Res. 121(일본정부의 강제위안부에 대한 사죄 촉구 결의안)도 이런 절차들을 거쳐 최종 통과된 것이다. 이번 위안부 기림비 건립은 정확한 목표 즉 인권의 문제를 제기하기 위해 전락을 세우고 구체적인 실천 방안을 세워서 풀뿌리 활동으로 지역 정치인과 정부에 청원을 하여 결과를 만들어 냈다는 것에 한인사회의 정치적인 영향력이 그만큼 커졌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어 여러모로 의미가 크다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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