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기자의 눈/ 온라인 창업, 열정보다는 전략을

2010-10-21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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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희은(경제팀 기자)

얼마 전 지인으로부터 온라인 스토어 창업에 뛰어들겠다는 계획을 들었다.
IT업에 종사하는 그는 10년째 퀸즈에서 뷰티 서플라이업소를 운영하는 친구와 힘을 합쳐 온라인 스토어를 만들겠다는 야무진 계획을 털어놓았다. 평소 오프라인보다는 온라인 샤핑을 즐겨하던 지인은 소비자에서 공급자로 변신하기 위해 시장 조사에 몰두하고 있다.

최근 들어 온라인 스토어 창업에 대한 소식이 심심찮게 들려오고 있다. 한국에만 있는 아이템을 미국에서 팔아보겠다는 15년 경력의 도매상부터, 의류 사업을 준비 중인 20대 청년사업가까지 온라인 스토어 창업 희망자들을 자주 볼 수 있다. 온라인 스토어 구축업체인 자이노에 따르면 실제로 일년전에 비해 창업 희망자는 40%까지 늘었다. 이 업체의 관계자는 “지난 해 아마존 매출이 30%나 늘었다는 것에서도 알 수 있듯 기름값이라도 아끼려고 허리띠를 졸라매는 상황에서도 소비자들의 온라인 샤핑 욕구는 늘고 있다”고 지적하며 “특히 뷰티서플라이 온라인 스토어를 운영 중인 한인은 20여명 정도인데 제품이
외국에 비해 미국이 싸다보니 해외 주문 등으로 재미를 보고 있다”고 밝혔다.


최근 달러 약세까지 겹치면서 창업자들이 해외시장까지 눈을 돌리고 있으며 일본, 유럽 등으로부터 주문도 늘고 있어 창업자들의 성공 사례들이 심심찮게 등장한다는 것. 그러나 일부에서는 이같은 창업 열기에 준비되지 않은 창업희망자들이 무분별하게 편승하다가 큰 손해를 입게 될까 우려하고 있기도 하다. 한 관계자는 “온라인 비즈니스의 난이도가 오히려 오프라인보다 어렵다. 경쟁이 심해 1만개의 웹사이트를 운영하면 2년 뒤 살아남는 업체는 100개도 안된다”며 온라인 스토어 운영에 필요한 경험과 노하우를 강조했다.

온라인 스토어의 성공적인 창업을 위해서는 오프라인 창업 못지않은 노력과 시간, 자본이 필요하다. 업계 전문가들은 오프라인 창업비용의 10분의 1은 온라인 마케팅에 투자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디스플레이나 시스템을 시대를 따라가며 자주 바꿔야 하고 흥밋거리를 계속 만들어 내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어와야 한다는 것. 소셜네트워킹을 활용하는 등 마케팅에 지속적인 투자는 물론이고 해커로부터의 보호 역시 필수며 단골 확보를 위해서는 믿을 수 있는 업체라는 신용을 쌓는 것이 급선무다.

창업 열기 뿐 아니라 ‘누구네는 매달 얼마를 번다더라’ 같은 성공 사례까지 속속 들려오는 요즘, 온라인 스토어 창업은 솔깃하기에 충분하다. 속속 창업에 뛰어드는 한인들이 창업에 대한 열정이 앞서기보다는 치밀한 전략과 꼼꼼한 시장조사를 바탕으로 온라인 시장에서 선전하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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