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복음 이야기 - 값비싼 특별 사면

2010-10-06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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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소녀를 구하려 옆집 아저씨가 목숨 걸고 벌이는 잔인한 복수극. 영화 ‘아저씨’의 한 줄 테마다. 악당들은 마약공장에 아이들을 납치해서 부려먹는다. 죽인 뒤에는 장기를 끊어 내다판다. 일명 ‘고기 장사’다. 문득 그 악한들과 같은 하늘 아래 산다는 게 불편해졌다. 심판의 불덩이가 덩달아 내 발등에도 떨어질 듯싶었다. ‘하나님은 의로우신 재판장이심이여 매일 분노하시는 하나님이시로다. 사람이 회개하지 아니하면 그가 그의 칼을 가심이여 그의 활을 이미 당기어 예비하셨도다’(시 7:11-12).

살인, 자살, 낙태와 같은 인명경시 풍조만 아니다. 하나님께서 특히 싫어하시는 성적인 죄와 약자를 소외시키는 사회악도 심각하다. 성추행과 포르노, 스와핑, 동성애, 은밀한 외도와 혼전 성관계, 사회 각계의 뿌리 깊은 구조적 비리들…. “저런 천인공노할 일이 있나!” “정말 말세야, 말세!” 세인들의 입에서도 이런 탄식이 흘러나온다. 마지막 때에 ‘불법이 성하므로 많은 사람의 사랑이 식어지리라’(마 24:12)는 예수님의 예언이 무색하다.

구원의 방법은 하나님의 사랑과 공의의 속성에 다 맞아야 한다. 하나님은 의로우셔서 죄인을 반드시 심판해야만 그 의로우심이 보존된다. ‘여호와는 노하기를 더디하시며 권능이 크시며 벌 받을 자를 결코 내버려두지 아니하시느니라’(나 1:3). 그러나 죄를 용서하지 않는다면 하나님은 은혜롭지 못하시다.

그래서 죄인이 당할 심판을 예수님이 대신 당하셨다. 예수님의 참혹한 십자가는 하나님께서 인간의 죄를 끔찍이도 혐오하신다는 역사상의 물증이다. 그 십자가로 하나님의 의로우심이 충족되었다. 이제 법적으로는 인간을 지옥에 감금시킬 고소장이 원천 무효 처리된 셈이다.


이 특별사면은 전 인류를 피고로 삼은 하나님의 일방적인 무죄 판결이다. 관건은 각자가 그 사면 통고를 접수하느냐 않느냐다. ‘하나님이 죄를 알지도 못하신 이를 우리를 대신하여 죄로 삼으신 것은 우리로 하여금 그 안에서 하나님의 의가 되게 하려 하심이라’(고후 5:21). 우리의 어떤 의나 특정 자격을 조건 삼지 않는다. ‘경건치 못한 지금 모습 그대로’가 유일한 자격 요건이다. ‘우리가 아직 죄인 되었을 때에 그리스도께서 우리를 위하여 죽으심으로 하나님께서 우리에 대한 자기의 사랑을 확증하셨느니라’(롬 5:8).

영화에서 주인공 원빈은 악인들을 처절히 다 죽인 끝에 소녀를 구한다. 그러나 하나님은 악인들의 털끝 하나 손대시지 않는다. 도리어 대신 무고한 아들을 희생시켜 그 뻔뻔스런 악인들의 생명을 구하신다. 자신의 형상을 가진 것만으로도 모든 인간 각자를 무한히 사랑하신다. 그분께는 외모 차별이 없다. 부모의 무조건적인 자식 사랑은 이 신적인 사랑의 아주 옅은 그림자다.

당신이 믿음을 갖기 어렵다면 아직도 하나님 앞에서 죄인 된 자신의 자리를 제대로 발견하지 못한 탓이다. 지옥 심판이 믿어져야 구원의 십자가가 믿어진다. 문제를 모르면 답이 아쉽지 않다. 예수님이 당신에게 절실히 필요한 존재가 되지 못한다면 그분을 있는 그대로 믿기 어렵다.

참된 것이 아니면 믿어지지 않으며, 마음에서부터 자연스럽게, 필연적으로 우러난 믿음이 아니면 참된 것이 아니다. ‘모든 사람이 죄를 범하였으매 하나님의 영광에 이르지 못하더니 그리스도 예수 안에 있는 속량으로 말미암아 하나님의 은혜로 값없이 의롭다 하심을 얻은 자 되었느니라’(롬 3:2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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