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타인종 미사에서 찬미

2010-10-04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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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빌라테 성가단, 성빈센트 성당 초대 받아 한국어, 라틴어 등으로

"서로의 신앙 배울 좋은 기회"
성탄절 합동콘서트도 갖기로


한인 천주교계의 대표적인 합창단인 ‘유빌라테 가톨릭 성가단’(지도신부 전홍식, 지휘 클라라 김)이 타커뮤니티 성당의 주일미사에 초청되어 한국어와 라틴어, 영어 등으로 노래하며 인종화합을 도모한다.


유비라테 성가단은 오는 10일(일) 정오 다운타운 인근 피게로아 스트릿과 아담스 블러버드 코너에 자리잡은 유서 깊은 ‘성빈센트 성당’에서 신자들을 대표해 하느님을 찬미하며 영어미사를 인도한다. 한인 합창단이 백인들의 미사를 이끄는 것은 매우 드문 일이다.

이 성당 주임 레스트레포 신부는 지난달 30일 인터뷰에서 "지난 몇 년 동안 우리 교회를 빌려 였렸던 유빌라테 가톨릭 성가단의 수준 높은 연주회를 보고 나의 영혼이 고양되는, 깊은 감동을 느꼈다"며 "특히 45년 전까지 가톨릭 전례의 유일한 언어였던 라틴어로 찬양하는 것이 매우 아름다워 우리 본당 신자들에게도 들려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콜롬비아 출신인 레스트레포 신부는 "다른 민족을 미사에 초청해 그들 고유의 문화를 접하는 것은 모든 신자들이 ‘하느님 안의 한 가족’임을 확인시킨다"며 "우리가 어디서 왔든, 어떤 언어를 말하든 그리스도 안에서 하나라는 사실은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영어미사에 나오는 약 700명의 신자들이 타인종은 자신들의 믿음을 어떻게 표현하는 지를 보고 많은 것을 배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유빌라테는 팔레스트리나의 ‘미사 브레비스’에 나오는 ‘키리에’ ‘글로리아’ ‘하나님의 어린양’ 등을 반주 없이 라틴어로, 입당송, 알렐루야, 상투스, 아멘, 주님의 기도, 파견 등은 한국어로 각각 찬양한다. 그밖의 곡들은 영어 가사 노래들이다.

지휘자 클라라 김씨는 "공명이 잘 되는 좋은 교회의 주일미사에서 하느님을 찬양하게 되어 기쁘다. 유빌라테는 타인종 앞에서도 많이 연주하기 위해 늘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씨는 "레스트레포 신부님이 우리를 적극 지원해 주셔서 고맙다"며 "아름다운 건물로 인해 이 교회는 1년 내내 토요일에 결혼식이 열리는데 내년 6월에는 금요일에 갖던 유빌라테 정기연주회를 토요일에 할 수 있도록 배려해 주셨다"고 말했다.

영어미사 참석자는 주로 백인이지만, 흑인들과 히스패닉도 일부 섞여 있다. 1887년 설립된 성빈센트 교회는 일요일에 6차례 미사(4차례는 스페니시)를 봉헌하며 평균 약 6,500명이 참석한다.

<글.사진 김장섭 기자>


성빈센트 교회의 루벤 레스트레포(왼쪽) 주임신부는 클라라 김씨가 지휘하는 ‘유빌라테 가톨릭 성가단’을 10일 영어 미사에 초청했다. 이들은 "인종과 언어의 차이를 넘어 모두가 하느님 안에서 한 가족임을 확인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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