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칼럼/ 남자 성직자와 여자

2010-10-02 (토)
크게 작게
김명욱 객원논설위원

남자 성직자들에게 있어 가장 조심해야 할 사람이 있다. 그것은 첫째도 여자요, 둘째도 여자요, 셋째도 여자다. 성직자가 돈과 관련돼 사임해야 하는 경우는 있긴 있지만 결코 드물다. 그러나 남자 성직자가 여자와 관계되면 100이면 100, 사임을 하거나 떠나게 된다. 아내가 아닌 여자와의 성 관계가 알려지면 성직자의 생명은 그것으로 끝이다.요즘 40대 기수로 한국서 잘 나가던 한 목사가 여자와의 성관계 문제로 시끌벅적하다. 청년들에게 인기가 많았던 이 목사는 교인 1만 여명이 거의가 다 젊은이들이다. 한 소식통에 의하면 이 목사는 한 여신도를 당회장(목사 집무실)실에서 성 추행을 하였다고 한다. 목사는 사실을 시인하고 교회에 사임을 밝혔다.

교회는 목사에게 3개월 설교중지와 6개월 수찬(성찬식)중지의 징계를 내렸다고 한다. 그리고 목사는 안식년이란 이름으로 기도원에 가서 기도를 하고 있다고 한다. 이 목사는 세계의 한인교회에 널리 알려진 목사로 그 앞길이 창창했었다. 앞으로 이 목사의 앞날이 어떻게 될지의 귀추가 주목된다.성경 창세기에 의하면 하나님은 최초의 인간으로 아담을 창조했다. 아담은 남자다. 그리고 그의 배필로 이브, 즉 여자를 창조했다. 하나님은 에덴동산을 그들에게 주어 살게 했다. 하나님은 그들에게 모든 과일은 따 먹어도 되지만 선악과만은 따 먹지 말라고 했다. 그러나 이브, 즉 여자는 뱀의 꾐에 넘어가 선악과를 따 먹는다.이후 이브는 아담에게도 선악과를 따 먹게 하여 결국 그들은 에덴동산에서 쫓겨나 저주의 생을 살게 된다. 이것이 기독교신학에서 말해지는 원죄의 기원이다. 아담과 이브가 하나님의 약속과 말씀을 거역하고 선악과를 따 먹은 것이 인간 타락의 첫 원인이 된 것이다. 이때부터 인간은 죄를 지을 수밖에 없는 죄인이 된다.


이 원죄는 하나님이 독생자 아들 예수를 이 땅에 내려 보내 죽음과 부활의 화목제를 삼았고 그 죽음을 통해 인간은 원죄를 용서함 받고 다시 하나님과 화목해지며 하나님의 백성이 된다. 그렇지만, 결국 원죄의 원인은 여자로부터 시작됐으며 여자는 원죄를 짓게 한 장본인이 된 것만은 피할 수 없게 되어 버렸다.
서구의 종교는 기독교가 주를 이룬다. 기독교의 뿌리는 가톨릭(천주교)이다. 가톨릭의 성직자들은 결혼을 하지 않는다. 교회법으로 정해져 있다. 가톨릭에선 한 명의 신부, 즉 사제가 태어나려면 10년이란 세월이 필요하다. 10년 동안 공부하며 인격을 닦아 최종적으로 서품을 받는 것이 신부다. 이런 신부도 여자와 관계되면 파계하고 만다.

가톨릭에서 나온 것이 신교(프로테스탄트:protestant)다. 신교의 성직자들은 모두 결혼을 한다. 모두 아내가 있다. 아내가 있으면서도 또 다른 여자와 관계를 맺는다. 이것이 문제다. 어쩌면 이 문제는 인류가 이 세상에서 완전히 사라질 때까지도 풀리지 않는 남자들만의 영원한 수수께끼가 될는지도 모른다. 동양의 종교는 불교가 주를 이룬다. 조계종에 속한 성직자, 즉 승려들은 결혼을 하지 않는다. 교법으로 정해져 있다. 그러나 일본의 불교를 대표하는 태고종 같은 종단은 승려도 결혼을 허락한다. 가끔 조계종 승려들과 만나 환담을 하는 가운데 그들의 수행 중 가장 어려워하는 문제가 바로 여자와 관련된 성 문제라는 것을 듣곤 한다. 미주에서도 성직자들의 여자 문제는 간간히 터져 나와 언론의 한 부분을 차지하곤 한다. 그래서 같은 길을 걷는 다른 성직자들을 욕먹게 한다. 자신 뿐 아니라 영적지도자로 따르는 신도들과 교회들 또, 다른 성직자들을 위해서도 성직자들은 몸조심해야 한다. 하지만, 지금 이 시간에도 이름과 빛도 없이 희생하며 자신을 바치는 성직자들이 대부분임은 다행이다.

어느 한 성직자가 여자문제로 징계 받았다고 다른 성직자들까지도 그와 같이 동일시하여 비하한다면 그것은 어불성설, 즉 안 되는 말이 된다. 한국을 비롯해 세계엔 종파를 불문해 수없이 많은 영적 지도자인 성직자들이 있다. 그들의 역할은 인류사에 밝은 면에서 큰 비중을 차지해 왔고 또 앞으로도 그럴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도 남자 성직자는 여자 조심해야 한다.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