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아름다운 아침

2010-10-04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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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둠속에 괴물들의 형태가 조금씩 모습을 드러내려고 준비를 할 즈음부터 우리는 센추럴 팍을 뛰기 시작한다. 어둠속에서 소가 자기 우리를 찾아가듯 그렇게 우리는 한바퀴(6마일) 또는 두바퀴를 뛴다. 뛰는 사이에 새벽은 서서히 깨어가고 어둠이 빛을 바래가면 고층건물들도 낯익은 모습으로 뛰는 길의 안내자가 되어 준다. 이때쯤이면 러너들, 자전거를 타는 사람들의 모습이 점점 많이 눈에 들어온다. 숲속에서는 동트는 소식을 알리느라 새들의 합창이 시작된다. 이 합주곡에 우리는 귀와 발을 맞추고 숨을 고르고 마음을 비워가며 비지땀을 흘리지만 몸과 마음은 한결 상쾌하다. 이 얼마나 아름다운 아침인가.

뛰다보면 7시가 되고 우리 마라토너들은 함께 모여 간단한 준비운동을 마치고 조를 지어가며 팍을 한 바퀴 더 달린다. 다 끝나곤 인근의 커피 샵에서 아침커피를 마시면서 정담을 나눈다. 9시가 되면 각자의 계획대로 다음을 약속하고 헤어진다. 이른 아침의 일정 속에 우리들의 건강은 업그레이드되면서 삶의 질도 향상되지 않는가 한다.
유기택(KRRC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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