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사설/한국어교육의 첫걸음은 가정이다

2010-09-30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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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내 한국어 사용 비율이 감소했다는 연방센서국의 통계가 나왔다. 센서스국이 발표한 ‘아메리칸 지역사회 조사(ACS-American Community Survey)’ 결과에 따르면 뉴욕과 뉴저지의 경우 인구증가에도 불구하고 한인들의 한국어 사용 비율은 오히려 전년에 비해 각각 2%와 5.8%씩 줄었다고 한다.이중 한인들이 집중 거주하고 있는 퀸즈지역에서의 가정내 한국어 사용자 비율은 전년보다 7%나 감소했다. 롱아일랜드 낫소카운티도 8.6%나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어 사용에 대한 관심이 예전보다 훨씬 많아진 요즘, 이러한 결과가 나온 것은 너무나 이례적이다. 미국에서 자라나는 한인 1.5세나 2세들에게 한국어 사용은 개인의 정체성확립은 물론, 어느 면으로 보아도 필수적이다.

모국어를 모르고서는 어느 곳에 가든 한국인으로서 당당하게 설 수 없으며 누구를 만나더라도 떳떳한 한국인으로 자신있게 살아가기가 어려울 것이다. 2세들이 한국어를 못하면 뿌리가 없는 사람으로 제대로 된 대접을 받기가 어렵다.
언어는 자신이 태어난 나라와 민족, 자기가 속해 살고 있는 커뮤니티의 얼굴이나 마찬가지다. 그러므로 한국인이면 마땅히 한국말을 할 줄 알아야 한다. 영어권인 미국에 산다고 영어공부만 하고 모국의 언어를 외면해서 한국어를 모르는 어른으로 성장한다면 이것은 미국인도 한국인도 아닌, 균형잃은 사람이 되는 것이다.

지역별로 한국학교가 있는 곳은 어디서든 한국어를 쉽게 습득할 수 있다. 하지만 그렇지 않은 지역은 가정에서라도 쓰지 않으면 아이들이 한국어를 배울 기회가 전혀 없다. 한국학교의 유무와 관계없이 가정내에서 한국어 사용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이유다. 초창기 이민온 가정중에 집안에서 영어만 쓰다 보니 한국어를 전혀 모르고 성장한 한인 2세들이 어느 커뮤니티에도 끼지 못하고 주변에서만 맴도는 안타까운 광경을 보게 된다. 문제는 이들이 집에서 한국어를 사용하지 않은 부모들의 실책을 원망한다는 점이다. 부모들은 자녀의 한국어 학습에 책임감을 갖고 가정에서 한국말 사용에 특별히 신경을 써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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