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우리 아이가 힘들데요”

2010-09-25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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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현화 (뉴욕가정상담소 아동상담가)

긴 방학을 끝내고 9월이면 새로운 학교 친구들과 선생님들, 새 규칙들과 교실 등, 이 모든 것들이 새롭게 느껴지는 새 학기가 시작된다. 어른들도 이 새로운 상황을 맞이하게 되면 긴장감이 생기고 ‘과연 내가 잘 적응할 수 있을까?’ 고민하기 마련인데 하물며, 환경의 영향을 쉽게 받는 아이들의 입장은 어떨까?특히 우리 이민자 아동들이 갖는 여러 가지 어려움들 중에 자신이 그 동안 익숙했던 환경들 속에서 이제 학교에 들어가면 서로 다른 인종의 사람들과 함께 생활하게 된다. 그들과는 신체 및 정신적 사고 방식도 틀리고, 대화하는 방식도 많이 틀려 생각지 못하는 두려움을 가지게 될 것이다.

그런 아이들에게 대부분의 이민자 부모들은 자신이 느끼는 두려운 감정들을 아이들에게 투사(projection)를 시킨다. 그래서 부모들은 불안한 감정에서 아이들이 학교에서 실수를 하거나 적응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이면 격려를 해주기보다는 다그치는 모습을 많이 보게 된다.아동상담을 하다보면 부모들이 아이들에게 하는 의사소통 방법을 보게 되는데, 어른인 내가 가끔씩 아이의 입장에서 부모님이 하시는 말씀을 들어보면, 엄청난 부담감과 두려움을 느끼고 위
축이 된다. 예를 들면 “네가 이것을 못하면 학교에서 다른 아이들이 너를 무시해. 그러니까 무조건 이거 하도록 해.” “네가 이런 식으로 행동을 하니까 다른 아이들이 너를 무시하지.” “네가 마이너리티이기 때문에, 학교에서 선생님이 시키는 행동을 제대로 하지 않으면 많이 혼날 것이고, 아이들도 너를 좋아하지 않을 거야.” 라는 식의 아이에게 부담감과 두려움을 주는 말들은 아
이의 기를 더 누르지, 아이가 그런 말을 듣고 열심히 생활하겠다고 하는 동기가 절대 생기지 않는다.


어른들도 인생의 발달단계에서 보면 그 시점이면 누구나 겪게 되는 위기와 갈등, 그리고 스트레스가 있다. 물론 우리 아이들에게도 지금 그 시기에 겪게 되는 위기와 갈등이 있다. 그 중에 하나가 새학기의 적응이다.그런 아이들의 감정과 생각들을 이해해 주며, 대화가운데 마음으로 아이를 안아주는 것이 “학
교에 가면 다른 나라 친구들도 많이 만나고, 새로운 선생님도 만날 거니까 아마 즐거운 생활을 할 수 있을 거야.” “너와 다른 친구들도 많을 것이지만, 함께 이야기하며 필요한 것들을 서로 나눠주면서 한번 친하게 지내보는 것이 좋을 것 같아.” 등의 새로운 것을 시작하는 것에 대한 긍정적인 이미지와 기대감을 가질 수 있는 대화를 하는 것이 좋다.이러한 부모의 노력은 과잉보호와 과잉 간섭을 의미하는 것은 절대 아니다. 부모가 그들의 자녀들이 겪고 있는 생각과 감정들의 두려움을 그들의 입장에서 생각을 하고 아이의 상황들을 풀
어나가라는 의미이다.

이러한 과정 가운데 한 쪽 부모만의 일이라고 생각하고 일을 해결해 나가기보다는 부부가 함께 아이의 문제를 의논하고, 긍정적인 방법으로 합일점을 이끌어 내고, 건강한 가족의 형태를 만드는 것 또한 중요하다.또한 부모들은 학교의 선생님을 자신의 아이를 평가하는 두려운 존재에 대한 인식에서 아이가
건강한 생활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조력자라고 생각하며 협력체계를 이루며 균형적인 학교생활을 할 수 있도록 하는 지원이 필요하다.부모가 판단하여 새학기를 맞이한 아이가 두려움을 지나치게 많이 느끼고, 적응하는데 어려움
이 있다면 아동전문상담기관이나 뉴욕가정상담소에서 전문가와 함께 상담을 통해 문제에 대해 대처하는 능력을 키우는 것 또한 좋은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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