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2010 뉴욕주 예비선거 결과를 보며

2010-09-22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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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우 (KAPAC 회장)

지난 9월 14일에 치러진 2010년 뉴욕주 예비선거는 많은 놀라운 결과를 보여주었으며. 11월에 있을 본 선거를 더욱 흥미롭게 바라보게 해준다.
먼저 뉴욕주 공화당 주지사후보 경선에서 티 파티의 지지를 받은 전혀 무명의 칼 패라디노가 공화당 주역들의 지지를 받았던 릭 라찌오를 63%대 27%의 압도적인 표차로 누르고 예비선거에 승리했다. ‘I am Angry like a MAD man’과 같은 선정적인 구호와 선거운동에서 금기시 해오던 인종차별, 포르노 화면까지 사용하여 유권자들을 현혹시켰다. 또한 버팔로지역 부동산 재벌로써 막강한 자본력은 이를 유권자들에게 전달하는데 긴요하게 사용되었다.

이변이 날 줄은 짐작했지만 정말 이정도일 줄은 몰랐다. 당장 앤드류 쿠오모가 비상이 걸렸다. 이제까지 평안했던 그의 캠페인은 태풍을 맞아 대폭 수정을 가해야 하고, 이제부터 모든 힘을 다해 적극적으로 노력하지 않으면 당선은 물 건너가기 쉽다. 여론조사에서 앞선다고 당선을 보장할 수 없다. 물론 앤드류 쿠오모가 개인적인 능력도 있고 많은 장점도 가지고 있지만, 아버지 덕분에 지금의 자리까지 올라온 운 좋은 정치인이며, 따라서 유권자들에게 기득권층의 상징으로 잘못 인식되기 쉽다.


매춘으로 쫓겨난 엘리옷 스피쳐주지사, 부정사건에 연루된 것으로 의혹을 받았던 데이빗 패터슨주지사 그리고 민생문제의 중요한 의안을 처리할 생각은 하지도 않고 싸움만 일삼던 뉴욕주 상원 등 유권자들의 눈에 비친 올바니는 부정과 부패의 온상으로 보여져 ‘I am Angry like a MAD man’이고, 이 부패의 수장인 셀돈 실버 하원의장은 아티카형무소로 보내야 한다는 패라디노의 구호는 화난 유권자들에게 매력있는 유혹이다.패라디노는 자신을 화난 유권자들에게 구호천사처럼 보이게 포장할 만한 막강한 자금력까지 있어서 릭 라찌오가 보수당후보로 나와서 표를 갈라놓지 않는 한 패라디노의 정치 바람은 만만치 않을 느낌이다.

이번 선거는 우리에게 첫째 요즘과 같이 민심이 들끓을 때는 여론조사가 수시로 움직이는 유권자들의 표심을 제대로 알려주지 못한다는 것. 둘째 다른 정치인들끼리 서로 지지(Endorse) 하는 것이 별로 효력이 없음을 시사해 주고 있다. 셋째 Upstate 유권자들의 표심이 당락에 크게 작용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만약 패라디노가 뉴욕주 주지사로 당선이 된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 것인가? 재정적자를 메운다는 핑계로 노약자에 대한 혜택을 대폭 삭감시킬 것이다. 소수계에 대한 편견을 없애고 인권을 존중하는 정서 또한 많이 퇴색할 것이다. 유권자들이 현명한 판단을 하여 좋은 결과를 내기를 기대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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