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세상에 이럴 수가

2010-09-21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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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전 친구와 함께 루즈벨트 74가의 한국식당에서 점심을 끝낸후 식당 화장실에가 손을 씻고 있는데 문이 탁 열리면서 세게 문을 열고 들어서는 약 35세 정도의 청년과 마주치게 되었다. 이 청년은 사과도 없이 흘깃 쳐다보면서도 아무 말이 없었다.

“미안합니다” 아니면 “죄송합니다” 한마디 하였으면 그 자그만 실수에 나무랄 뜻이 없었는데 너무도 괘씸한 생각이 들어 “실수를 하였으면 인사를 해야지”하니까 이상한 눈초리로 쳐다보면서 퉁명스럽게 “내가 쏘리 했잖아요” 한다. 솔직히 그 소리를 듣지도 못했지만 그 태도가 너무나 불경스러워 “젊은 사람이 조심해야지” 하니까 “왜 반말을 해요” 한다. 충격이 아닐 수 없었다. 그런데 한술 더 떠 혼자 중얼거리면서 “영어도 할 줄 모르면서...에
이...씨...” 이 무슨 적반하장인가? 세상에 이럴 수가!

화장실 밖에서 기다렸다 손을 씻고 나오는 그 젊은이에게 “이거 봐요, 당신 너무 실수하는 거 아니요?”하니까 왜 계속 반말을 하느냐면서 왜 자기보고 ‘당신’이라고 하느냐 한다. 정말 어이가 없어 “나이 70넘는 사람이 자식 같은 사람에게 적당히 반말을 한 것이 무엇이 그리 잘못이냐?” 하니까 눈알을 부리면서 당신이란 소리하지 말라며 반말 투로 나선다. 필자도 화가
나서 그 젊은이를 야단치는데 주의사람들이 뜯어 말려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주저앉았고 그 젊은 친구는 중얼거리며 자리를 떳다. 이렇게 도의가 땅에 떨어진 이 사회의 앞날이 걱정스럽다.

권병국(전 방송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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