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복음 이야기 - 아담과 예수의 맞거래

2010-09-16 (목)
크게 작게
‘마늘 빵 4pcs + 모든 음료 2잔.’ 가족이 오랜만에 피자를 먹으러 나갔다가 할인 가격의 실속 세트 메뉴에 눈길이 쏠렸다. 어린 딸이 환타나 사이다는 맵다길래 음료 목록에서 오렌지 주스랑 환타를 골랐다. 그런데 주문을 받아 가더니 오렌지 주스는 안 된다고 되돌아왔다. “여기 모든 음료라고 되어 있는데요?” 아내가 의아스러워 해도 오렌지 주스는 비싸서 안 된단다. ‘이런, 그러면 애초부터 특정 음료라고 써놓던지….’

사람들은 일단 눈길을 잡아끌려고 ‘모든’이란 말을 슬쩍 남용할지 모른다. 그러나 ‘거짓말을 하실 수 없는’(히 6:18) 하나님은 다르시다. 성경에서 그분은 말 그대로 ‘모든’ 사람의 죄가 예수님의 십자가에 지워졌다고 천명하셨다. ‘우리는 다 양 같아서 그릇 행하여 각기 제 길로 갔거늘 여호와께서는 우리 모두의 죄악을 그에게 담당시키셨도다’(사 53:6).

‘정말 그럴까. 그래도 무언가 줄이 닿거나 그럴 법한 특정인만을 위한 희생은 아닐까.’ 이렇게 의심하는 사람이 있을까봐 여러 차례 거듭 확언해두셨다. ‘그는 우리 죄를 위한 화목제물이니 우리만 위할 뿐 아니요 온 세상의 죄를 위하심이라’(요일 2:2). ‘그가 모든 사람을 위하여 자기를 속전으로 주셨으니 기약이 이르면 증거할 것이라’(딤전 2:6).


이 ‘모든 사람’에 들 자격 조건은 딱 하나다. 당신이 ‘사람’이기만 하면 된다! 선하든 악하든, 부하든 가난하든, 유식하든 무식하든 상관없다. 당신이 사람이라면 하나님께서 당신의 백체를 친히 만드셨다. 그분의 피조물 관리대장에 당신의 신상이 올라 있다. 하나님은 당신을 개인적으로 잘 아신다. 모르신다면 어떻게 당신의 죄를 미리 낱낱이 기록해놓았다가 최후심판 날에 다시 다 끄집어내실 수 있겠는가.

바로 그 죄를 예수님이 가져 가셨다. 예수님은 하나님이 모르시는 사람의 죄는 가져가실 수가 없다. 심판과 구원은 아담 한 사람과 예수 한 사람 간의 일대일 맞거래다. 한꺼번에 ‘모든 사람’만을 거래 대상으로 삼기에 처음부터 특정인은 끼어들 틈이 없다. ‘아담 안에서 모든 사람이 죽은 것같이 그리스도 안에서 모든 사람이 삶을 얻으리라’(고전 15:22).

예수라는 한 실존인물의 역사적 죽음이 정말 지금 나에게도 적용되는가. 이것이 명확하지 않으면 십자가는 언제까지나 애매모호한 남의 이야기다. 예수님이 액면 그대로 모든 사람을 위해 돌아가시지 않았다면, 정말 당신 한 사람을 위해 돌아가셨는지도 확인할 길이 없다. 이 ‘전체집합’ 말고는 어떤 다른 공식이나 변수도 증거불충분이다. 각양각색의 모든 사람을 위한 십자가이기에 무한 감사한 것이며, 그 어떤 흉악한 죄인도 회개하고 믿으면 구원의 소망을 가질 수 있다. ‘하나님은 모든 사람이 구원을 받으며 진리를 아는 데 이르기를 원하시느니라’(딤전 2:4).

하나님은 실은 그럴 의향이 없는데 괜히 빈 말 하시거나 기분에 따라 이랬다저랬다 하는 변덕쟁이가 아니시다. 그분의 약속은 한 번 공표되면 영영 취소되지 않는다. 이제라도 그 속죄의 약속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면 영원한 구원을 선물로 받는다. 십자가가 당신과 직접 연관되지 않는다면 모든 인류와도 연관되지 않는다. 고귀한 한 개개인이 합쳐 모든 인류가 된다. 하나님께 당신 외에 다른 특정인이란 없다. ‘한 분이신 주께서 모든 사람의 주가 되사 그를 부르는 모든 사람에게 부요하시도다’(롬 10:12).


안환균 목사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