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벼르지만 말고 바로 실천하자

2010-09-14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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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홍근 (무궁화상조회 회장)

1925년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아일랜드’의 극작가 겸 소설가인 ‘버나드 쇼’는 1950년. 95세의 나이에 임종을 앞두고 “우물쭈물하다가 내 이렇게 끝날 줄 알았다”는 말을 묘비에 새겨 달라는 유언을 남겼다. 그의 묘비에는 유언대로 이 글이 새겨져 있다. 하고 싶은 일이 있으면 미루지 말고 곧 행동에 옮기라는 뜻이 담긴 내용이라고 생각한다. 세상에 공짜는 없다. 심은 대로 거두고, 최선을 다 하면서 때를 기다리는 것이 인생이다.

‘카프만’부인은 누에고치를 관찰하다 작은 구멍을 발견하고 나비가 나오기 힘들겠다는 생각이 들어 그 구멍을 크게 만들어 주었다. “나비가 쉽게 나오기는 했지만 날지 못했다.”고 ‘광야의 샘’이라는 책에서 자신의 경험담을 소개했다. 나비는 날기 위해 고치 안에서 어깨에 있는 영양분을 날개로 보내며 전체적인 균형을 잡은 뒤 때를 맞춰 작은 구멍을 통해 나와 날아가는데 균형을 잡기 전에 큰 구멍으로 쉽게 나왔으니 균형이 잡히지 않아 날지 못하고 날개만 퍼덕였던 것이다.


6.25 전쟁 중에 부산에 만들어진 유엔군 묘지는 황량하기 짝이 없었다. 미국의 34대 대통령으로 당선된 ‘아이젠하워’장군이 대통령 후보로서 공약한 약속을 지키기 위해 1952년 12월17일부터 3일간 한국을 방문하면서 부산 유엔 묘지 참배 계획을 세웠다. 때 맞춰 미군 측에서는 한 겨울임에도 불구하고 묘지를 푸른 잔디로 덮어달라는 조건을 붙여 묘지 치장 공사를 입찰에 붙였다. 건설회사 사장들은 이구동성으로 한겨울에 푸른 잔디를 구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말하였다. 그러나 현대건설의 정 주영사장은 이 공사를 맡았고 며칠 뒤 새파랗게 자란 ‘보리’를 실어다 묘지를 파랗게 덮어 놓았다. 그것을 본 미군들은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그 후 미군에서 발주하는 공사는 대부분 정 사장이 도맡게 되었다.

우리의 주변을 보면 “언제 차나 한 잔 합시다.” “언제 식사나 같이 하죠.” “언제 한번 뵙죠.” 하는 제안을 받게 된다. 사람들이 그 언제를 아직도 기다리고 있는지 모르지만 대개 인사치례에 불과하다. “언제 한번 기회가 올 거야.” “언제 한번 내 인생도 풀릴 날이 올 거야.” 라는 기대만 가지고 사는 사람에게는 그 언제가 언제 올지 막연하기만 할 것 같다. 언제 한번
하며 벼르기만 할 것이 아니라 즉시 실행하자. 지금이 아니면 정확한 날짜를 구체적으로 제안하자. 이렇게 하는 것이 세상을 적극적으로 사는 사람이다. 이런 저런 이유로 오늘의 행복한 삶을 먼 미래로 미루고 그날을 기다리면서 하루하루를 덧없이 살아간다면 기회는 영영 오지 않을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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