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한국인의 형사사건 통계

2010-08-24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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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중돈(법정통역)

한국정부가 지난 일년간 미국에서 영주권을 취득한 한국인의 수가 1만 2,000여명이라고 발표했다. 그런데 미국정부의 통계에는 그 수가 2배가 넘는 2만 5,000여명이라는 것이 밝혀지자 한국정부의 통계는 영주권을 취득하고 영사관에 신고된 수만 가지고 통계를 잡았다고 한다. 한국정부가 영주권 취득자의 반 밖에 영사관에 신고하지 않는다는 것을 말하려고 하는 것이 아니라면 이런 아무 작에도 소용없는 통계숫자를 발표하는 것은 무슨 목적인지 알 수 없는 일이다.

우리가 알려고 하는 한국인에 관한 통계라면 법적으로 어느 국적을 가졌건 우리가 일반적으로 말하는 미국에 사는 한인들의 동태를 말하는 것이니까 정부의 발표와는 그 통계 근거가 다르다. 이때 뉴욕에서 범죄 혐의로 체포된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한국인의 수는 뉴욕의 퀸즈 법원 관할에서만 벌써 1,000명이 넘었으니 정부의 통계 수치는 도무지 말도 되지 않는 무용지물에 불과한 수치이다. 이 1,000명이라는 수는 한국인이 가장 많이 몰려 사는 뉴욕의 퀸즈 형사법원에 입건된 피고인 명단에서 한국식 이름을 골라낸 숫자이다.


그러므로 그 중에는 한국국적 뿐 아니라 미국국적을 가진 사람이나 중국의 조선족 동포들 중에 이름을 한국식으로 쓰고 있는 사람들이 포함되어 있음이 당연하다. 그리고 국제결혼을 해서 남편의 성을 따른 여성이 그의 이름조차 영문으로 바꾼 사람일 경우에는 그 이름만으로는 한국인이라는 것을 알 수가 없기 때문에 그 수를 포함하지 않았을 것이다. 따라서 그 중에는 조선족 동포 또는 러시아 등지에서 온 고려인들 뿐 아니라 탈북자를 포함해서 남미에서 온 남미국가의 국적을 가진 사람들도 포함되어 있을 것이다. 이런 기준으로 한국인이라는 수를 파악하려고 하는 목적은 우선적으로 한국인종이고 언어나 생활방식이 아직 한국식인 즉 한국문화권에 속하는 사람들의 동태를 알려고 하는 것이기 때문에 한국정부가 말하는 한국국적자의 동태와는 통계근거와 목적이 완전히 다른 통계숫자이다.

이런 기준에 따른 한인들의 범죄 관련 상황이 최근에 크게 바뀌고 있다. 한때 외환위기를 겪고 있을 때에는 경제적 어려움 때문에 많은 한국인들이 무작정 미국으로 많이 몰려와서 어려운 생활을 하고 있었음이 드러났다. 그 기간에는 한국인들 사건의 주종이 부부 싸움 끝에 일어난 가정폭행 사건이었다. 이제 이런 가정폭력 사건은 거의 없어졌고 계속 주종을 이루고 있던 음주운전 사건과 매춘 사건도 크게 줄어들었다. 매춘 사건은 몇 해 전 이민국과의 합동 단속 끝에 많은 여성들이 체포 추방된 이후로 매춘녀들이 거의 뉴욕을 떠났으며 특히 음주 운전 사건은 그 동안 수많은 언론 등을 통한 계몽 덕분인지 놀랄 만큼 그 수가 줄어들었다.

변하지 않는 한인들만의 사건은 역시 술과 관계된 폭행 사건들이다. 폭행 사건이 일어났는데 술이 취해 기억하지 못한다는 한인의 수가 적지 않다. 최근 한 중년의 한인은 취한 끝에 전혀 기억할 수 없는 칼부림으로 체포되었는데 일년 이상 징역형이면 징역살이 후에 추방됨으로 그나마 변호사의 협상 노력에 의해 일년에 하루가 빠지는 364일을 선고받았다. 기억할 수 없는 사건으로 일년을 감방에서 보내야 하는 이런 일은 한인들만이 저지르는 비극이요, 코미디인 성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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