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지도력이 위기를 기회로 바꾼다

2010-08-23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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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찬 (한인유권자센터 소장)

제국의 흥망은 주로 300년에서 400년 사이에서 진행되었다. 과거 역사를 되돌아보면 1,000년의 로마제국이 있었다. 그러나 내면을 들여다보면 초기 왕정이었던 로마는 정확하지는 않지만 건국 후 약 300년이 되어가던 기원전 509년에 왕정을 폐지하고 공화제를 도입하였다. 그리고 명실상부한 로마의 길을 걷기 시작하면서 이탈리아 반도를 거의 장악하였다.

그러나 기원전 390년에 그들이 갈리아인이라고 부르던 켈트족에 의해 수도가 함락 당하였다.그러나 이 위기를 극복한 로마는 라틴 동맹을 해체하고 로마연합(기원전338)으로 이탈리아 반도를 재조직하면서, 지중해의 강자로 부상하였다. 그리고 지중해와 북아프리카의 강자 카르타고와 60년 전쟁을 하면서 카르타고의 명 장 한니발을 꺾고, 카르타고를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하면서 지역의 최고 강자가 되었다. 그리고 계속되는 정복 전쟁에 종지부를 찍은 율리어스 시저가 루비콘 강을 건너면서 로마의 공화제는 붕괴되었고, 그의 양자 옥타비아누스(아우구스투스 황제)가 집권을 하면서 사실상의 황제국가가 되었다. 그리고는 로마다운 로마의 문화를 꽃피웠다. 그리고 유일신 종교관인 기독교
를 국교로 선포하고 서기395년 동, 서 로마로 분리되면서 사실상 로마의 정체성을 상실하고 붕괴의 길로 들어서게 되었다.


로마는 운이 좋게도 그 제도와 국가이념이 노쇠할 때마다 위대한 지도자가 나타나서 새로운 제도와 국가 이념을 만들어 나가면서 1000년의 역사를 지켰다.
그러나 현실 속, 제국의 붕괴는 커다란 혼란을 조성하였다. 이때마다 소수계들은 강자들의 야욕에 희생물이 되어 역사 속으로 사라져 버렸다. 가장 가까이 우리는 70년 역사의 소비에트 연방 공화국의 붕괴를 보았다. 소련의 붕괴에서 그나마 큰 세력을 형성하고 나름의 지도력을 가졌던 민족은 독립국가를 쟁취할 수 있었지만, 그런 지도력을 갖지 못한 민족들은 다른 독립국가들 여기저기에 분리 합병이 되었다. 그리고 여전히 구 소련 연방 국가들 사이의 사생아가 되어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고 있다. 지도력은 그렇게 위기의 순간에 민족전체의 운명을 좌우하게 된다. 미국에 살고 있는 우리들은 92년 LA폭동에서 심각한 피해를 보았음에도 아무런 보상을 받지 못하고 여전히 가슴속 응어리를 품고 살고 있다. 그 이유는 바로 우리가 소수계로서 스스로를 지키고 발전시킬 수 있는 지도력을 갖고 있지 못하기 때문이다.

미래를 알수 없는 미국의 경제위기 속에서, 플러싱을 개척했던 뉴욕의 한인들은 이제 어디로 향해야 하는가? 플러싱 다운타운은 한인 이민역사이고, 뉴저지 팰리사이즈 팍과, 맨하탄 브로드웨이와 함께 한인사회 발전의 주요 거점이요 성장 동력이다. 자본주의 사회의 지도력은 자본을 가진 이들에게서 나온다. 한인들이 먹고 사는 문제는 본인들이 책임질 일이지만, 한인 커뮤니티의 발전과 한인들의 미래에 대한 지도력은 돈을 많이 가지고 있는 사람들의 몫이기도 하다. 그동안 한인사회의 주요 동력이 청과, 네일, 수산, 세탁, 뷰티 서플라이 등이었다면, 앞으로 이것을 어떻게 발전시킬 것인가? 무엇을 한인 커뮤니티의 새로운 동력으로 할 것인가에 대한 책임있는 노력과 방향을 제시할 수 있는 사람들이 바로 자본을 많이 축적한 한인들이다.

지금은 분명 위기의 시기이다. 이 시기를 한인사회 발전의 기회로 삼을 수 있도록 노력하는 돈 많은 한인들의 지도력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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