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색깔없는 한국사회

2010-08-23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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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식 (중앙대학교 객원교수)

세상이 아무리 변해도 사람들은 여전히 자기의 색깔과 주관이 없이 살아가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지난번 미국 쇠고기 불매운동때를 보면 어떤 한 사람의 큰 목소리에 모든 사람들이 아무 뜻과 내용도 모르고 군중심리로 그냥 데모를 하고 주부들까지도 아이들을 유모차에 태우고 거리행진을 하였다. 이것이 무슨 큰 벼슬인양 동네마을로 다니며 데모에 참여했다고 자랑을 하였는데 겨우 몇 달이 지나서 다시 사람들은 미국 쇠고기 구매를 하자고 떠들며 당시 데모 상황을 잘못했다고 주부들이 방송과 신문에 여러 번 사과한 적이 있었다.

정부정책인 대운하와 4대강 살리기, 정부청사 이전문제 등도 좀더 신중히 관찰하고 백년대계를 생각하여 국민들이 움직여야 하는데 이 또한 어떤 목소리 큰 사람이 소리지르면 모든 사람들이 나라가 반쪽이 날 듯이 목숨걸고 무조건 반대를 하여 가만히 있는 사람들도 무슨 일이든 무조건 잘못돼 가는 것같이 보인다. 아는 사람들이 사는 아파트에 가보면 90%가 똑같은 위치에 가구들이 놓여있고 색깔까지 같고 몇 개 되지 않는 그림까지도 똑같은 위치에 비슷한 그림을 걸어놓아 아파트 번호를 알지 못하면 다른 집으로 들어갈 수도 있을 정도이다. 아이들 출산문제도 보면 몇 십년 전에는 출산을 못하게 야단법석을 한 적이 있었는데 요사이는 아이들 출산을 장려시켜 아무생각 없이 3명 낳기 운동으로 산부인과 병원들이 분주하기 시작했다.

창작을 하는 예술인들까지도 색깔 없이 어떤 작가가 사과를 그려 잘 팔린다는 소문이 나면 인사동 갤러리 전시장들은 사과밭으로 되어 버리고 국화꽃이 잘 팔린다면 국화 꽃밭이 되어 버리는 실정이다.지난번 강익중 작가의 달 항아리로 광화문 벽을 설치 미술하였더니 너도나도 달 항아리 그림과 소재의 오부작으로 한국 코엑스 아트엑스포에 절반의 작품들이 나와 창작현대미술 전시가 아니
라 모방전시회로 바뀌어 관람객들이 혀를 차는 일이 있었다. 또 공모전도 이미 미국이나 구라파에서 발표하여 판매되고 있는 작품들을 모방하여 출품한 것들이 수상을 받고있는 실정이다. 이것은 심사위원들이 세계화가 되지 않고 있다는 증거이다. 이러한 모든 색깔 없는 행동들을 보면 유치원에서 대학, 대학원까지 주입식과 암기식 교육을 하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림이나 조형물 등의 미술 쪽도 보면 담당 교수의 형태나 색깔, 구도와 기법 등이 비슷하여 졸업 전시회에 가보면 어느 교수의 지도를 받았고 어느 학교 출신인지 한 눈에 볼 수 있을 정도이다. 이제는 주입식 교육보다 창작적이고 창조적인 교육, 자율적인 교육으로 바꾸어야 한다. 모든 사람들이 각자의 주관과 색깔로 살아가는 아름답고 건강한 세상이 되기를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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