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세계화가 눈 앞에

2010-08-17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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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문길(수필가)

얼마 전 한국영사관에 일이 있어서 갔었다. 창구가 방탄유리로 철옹성이 되어 있는데, 정구 공만한 구멍으로 말을 주고받을 수는 있었지만, 범죄가 많은 지역 은행 창구 같은 철벽을 보면서 어쩐지 위압감을 느꼈다. 대기실 벽에 걸려 있는 대형 TV에서는 “지방 선거 결과와 천안함이...” 어떻다는 한국의 아나운서 목소리가 당장 무슨 난리가 난 것 같이 긴박한, 까랑까랑한 목소리였다.
“그게 바로 당신이 나에게 하는 말투에요. 그걸 몰라요?” 내가 뭐 그랬냐는 듯이 변명을 하면서도 내가 그렇게 말씨가 못 됐나 싶어 겸연쩍었다. 선진국으로 간다는 나라꼴이 늘 국내 분쟁과 전쟁 불안증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뉴스를 들으며 마음이 더욱 껄끄러웠다.

1990년대부터 세계화란 어구가 널리 회자되었다. ‘새마을 운동’ 같은 우리나라가 해낸 성공 사례가 다른 나라에 개발 모델로 여겨지고 있다든가, 동남에 흐르는 한류, 우리 국기(國技) 태권도가 세계에 보편적으로 수련하고 있다는 것. 세계가 우리가 만든 전자 제품을 애호하고, 우리가 만든 자동차가 세계를 누비고 있다 등등. 이런 것들이 세계화(Global Standard)에 기여하는 길이며, 선진국에 발돋음 할 수 있는 정도(正道)라고 한다.그런데 세계화는 치열한 경쟁을 말한다. 경쟁에서 이기려면, 국론이 통일되고 국력을 총 동원해
야 함에도 불구하고, 불법 반 국가 단체들이 이적행위를 복지사업 하는 것처럼 하고 있으며, 국회는 ‘닭 싸움장’이 되고 있어 선진국이라 하기엔 민망스럽다. 또한 ‘천안함 폭파 사건과 북한은 관련이 없다’고 하는 공영 방송의 주장, 특히 유명 인사들이 북한의 도발 사실을 부정하고 있는 언행, 0.000%의 북한의 가능성도 없다 등은 누가 들어도 애국하는 말인지… 퍽 의심쩍다 할 것이다.


‘Be the Reds’는 빨갱이가 되자는 소리가 아니다. 지고지선의 하나님을 대신하여 우리가 악마를 쳐부수는 ‘천사의 악마’가 되자는 의미가 있는, 우리 민족정기 속에 숨어 있는 성어(聖語)라고 하고 싶다. 그러니 우리는 ‘Be the Reds’의 필승의 신념과 ‘홍익인간’의 바른 이념을 살려 ‘세계를 이롭게 할수 있는 중심적 나라’가 되기 위하여 국가 안보를 튼튼히 하고, 국가 정체성을 지키는 환골탈태의 변혁이 요구된다고 본다.

오늘의 16강의 원정의 꿈을 이루었고 4강까지 갔던 열정으로 대~한민국을 신명나게 했듯이, 좀 더 법이 살아 있고 조금만 더 신뢰가 삶의 가치로 녹아있게 할 수 있다면 우리는 후발 개도국의 모델을 넘어 세계화의 소망을 이루고, 선진 일류 통일국가가 되어 열강의 반열에 설수 있다고 본다. 스스로 돕는 자는 하늘이 돕는다고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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