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사설/ 고리사채에 한인들 멍든다

2010-08-17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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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리사채에 멍드는 한인들이 최근 속출하고 있다고 한다. 이들은 수년간 이어져온 불경기를 이기지 못해 막다른 골목에서 고리사채를 빌렸다가 고액의 이자를 갚지 못해 사업체까지 날리고 있다. 주로 자영업을 하는 한인들로 가게를 담보로 해 보통 연 40%-120%까지 달하는 고이자로 사채를 빌려 썼다가 이런 변을 당하고 있는 모양이다.

은행에서 돈을 빌리기가 어렵다 보니 속출하는 우리사회의 아픔이요, 안타까운 현실이 아닐 수 없다. 지난해 베이사이드 부부 방화동반자살도 고리사채가 연관돼 있다는 설이 있다. 고리사채는 은행이자가 연리 8%인 상황에서 매월 10%에다 돈을 빌릴 때 이미 선 이자를 떼어낸 나머지 금액을 받으면서 통상 계산이 시작된다고 한다. 그리고 매월 이자를 갚지못할 경우 다음달에는 그 전달의 이자까지 합한 금액의 또 10%를 갚아야 하는 식의 계산법을 보통 적용
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매월 이자를 못갚을 경우 나중에는 갚아야 할 돈이 원금보다 이자가 더 많아 결국 손을 들 수밖에 없는 상황에 이르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한다.

이런 무서운 돈을 한인들이 뭣 모르고 빌려썼다 오히려 덫이 되어 사채업자들의 빚독촉과 협박을 당한다면 이것은 애초에 안쓰느니만 못한 것이다. 더군다나 고리사채는 빌려주거나 빌려쓰는 것 모두가 법정 연 이자율 16%가 넘기 때문에 엄연히 불법이다. 연리 25%가 넘는 경우는 E급 중죄까지 적용하고 있는 검은 돈거래다.그럼에도 어려운 사람들의 처지를 악용해 거액을 착취하는 고리사채업자들의 행위는 상생하는 사회공동체 구현에 위배될 뿐 아니라 도덕적으로도 용납될 수 없는 악행이다. 불황이 지속되는 한 고리사채의 돈거래와 이를 둘러싼 불행은 계속 이어질 것이다. 고리사채는 암암리에 쉬쉬하며 곳곳에서 음성적으로 거래되고 있기 때문이다.

어려운 사람들의 등을 쳐 돈을 불리는 악덕 사채업자들도 문제지만 무작정 이런 무서운 이자의 사채를 빌려쓰는 한인들도 문제가 있다. 고리사채란 재산이나 심지어는 목숨까지 담보로 할 만큼 예전부터 무서운 돈으로 알려져 왔다. 그러므로 아무리 어려워도 이런 높은 이자의 사채는 가급적 안쓰는 것이 바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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