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지혜와 중지 필요할 때

2010-08-06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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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재홍(뉴욕신광교회 목사)

사람은 서로 협력을 하며 더 좋은 내일을 향해 나아갈 때 발전이 있다. 자기 고집이나 자기 유익을 위해서만 발버둥치면 발전도 없고 결국은 손해를 보게 된다. 며칠 전 플러싱 공영주차장 개발 사업이 시 의회에서 절대다수로 통과되어 진행됨을 보면서 참으로 딱한 심정을 느꼈다. 지금부터 6년 전 일이다. 그때도 이런 일이 있어 설왕설래 했었다. 이 개발 사업은 전개돼야 할 일이다. 어느 누구의 유익이나 손해를 떠나서다. 우리 한국인이 하는 발상이나 일의 전개를 보면 좀 더 성숙된 사고와 자세가 필요하고 때로는 일의 진행과 결과를 보면 객관성이 부족하며 아쉬운 감이 있다. 한마디로 표현해서 실리를 찾
아야 하는데 많은 수가 막무가내다. 그렇다고 꾀를 내자는 것은 아니다. 어차피 진행될 일이면 서로 협조해 가며 더 유리한 고지를 찾자는 것이다. 이것이 지혜요 협상이다.

우리가 늘 손해를 보는 것은 극과 극의 대치다. 정치도, 교육도, 심지어는 가정사도 대부분 그런 사고 속에서 진행되어 결과가 원치 않은 곳에 이른다. 차원 높은 협상이 필요한데 이는 모든 생각이 합리적이라야 할 것이다. 지금의 일에 사로잡혀 내일의 유익을 잃지 않을까 걱정이다. 숲을 보지 못하고 나무만 보는 아쉬움이 있기 때문이다. 다시 말하면 외교력이나 협상의 기교가 부족하다는 것이다. 줄 것은 주고, 얻을 것은 얻는 현실파악이 부족한 것이다.
이런 이야기는 사후 약방문이겠지만 6년 전 플러싱 주차장 개발에 대한 의견들이 무르익을 때 플러싱 지도자들이 같이 만났다. 그때 교협 대표로 나아가 여러 가지 의견을 나누며 개발업자와 대화할 때 주로 교계 대표들이 앞장을 섰다. 의견의 일치점들은 지역 소상인들의 피해에 대한 충분한 보상에다 교통편의 제공까지 논의했다. 예를 들어 그때는 쉐어 스타디움(지금의 시티필드) 주차장에 차를 세우면 정규적인 버스운영(무료)을 약속하게 했고, 노인들의 프로그램을 위해 공간 확보와 청소년들의 활동 장소를 의무적으로 제공키로 했다. 그 뿐인가, 무료 주차공간도 마련해 주기로 약속을 받았다.


그런데 반대 운동이 심하게 일어나 협조하면서 실리를 얻으려는 사람들은 역적처럼 몰리게 되었다. 그러던 것이 다시 추진되어 오늘에 이른 것이다. 그때 시작했더라면 지금쯤 다 끝나고 새로운 플러싱을 볼 수가 있었을 것이다. 빠르다고 좋은 것만은 아니다. 그러나 실기하면 여러 가지로 손해를 보게 된다. 문제는 지금부터다. 개발업자와 공정하고 대의적인 자세로 의견접근과 결과도출을 위해 나서야 할 것이다.

걱정은 반대만 하던 사람들이 앞서지 말고 중용을 취할 수 있는 사람들이 앞서서 협상의 창구를 넓히고 다양성을 가지고 임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이미 시의회서 결의가 되었기에 저들의 입장이 더 유리하겠지만 최고의 외교술과 슬기가 필요할 것이다. 사람들은 누구든지 양심이 있다. 그래서 우리는 모든 일을 법으로가 아니라 양심에 호소해야 한다. 우리가 플러싱을 일구느라 얼마나 많은 땀을 흘렸는가! 솔직히 말하면 중국인들보다 우리가 더 공로자이다. 그런데 막상 창구에는 대표로 중국인이 선다. 그래서 지혜와 중지가 필요한 것이다.

예전과 같이 협상의 결과를 도출할 수 있다면 참으로 다행스러운 일인데... 그러나 지금도 늦지는 않았다. 한인 대표들이 심도 깊게 의견들을 취합해 더 좋은 결과를 가져오도록 최선을 다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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