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아동양육의 49법칙과 369법칙

2010-08-04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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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충일(뉴욕가정상담소 프로그램 디렉터)

10여년 전부터 우리 가정은 아빠, 엄마, 엄마와 아이들 이렇게 한 지붕 세 가족 형태로 진화되어 왔다. 그 배경은 사회적으로 여러 가지 원인이 있겠지만, 가정을 책임지고 있는 아빠들이 그 역할을 소홀히 한 것도 이유 중의 하나이다. 아이가 태어나서 영아일 때는 공동 양육의 형태를 보인다. 아이가 어리고 언어 능력이 미숙하며 몸무게도 가벼운 이 시기에는 아빠가 조금만 놀아줘도 아이의 욕구를 채울 수가 있다.그러다가 아이가 네 살 정도 되어 하루 종일 놀아달라고 아빠를 보채게 되면 아빠와 아이의 관계에 커다란 전환점을 맞게 되는 시기이다. 아이가 5-8세가 되면 호기심이 왕성해져 매우 중요한 시기이다. 이 시기에 엄마 혼자서 아이를 양육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요즘 학원이다 뭐다해
서 밖에서 노는 시간이 줄어들고 그러다 보니 저항력과 면역력이 떨어져서 허약한 체질로 변화되고 있다.

아이가 초등학교에 들어가게 되면, 거의 전적으로 엄마가 아이의 교육을 책임지게 된다. 모두들 초등학교에 입학하자마자 학원을 보내느라 야단법석이다. 그런 모습을 보면서 엄마들은 교육의 현실을 알게 되고 아이가 2학년 무렵이면 거의 모든 엄마들은 교육의 전문가로 변신한다. 상대적으로 아빠의 몫은 점점 줄어들게 된다.사실 공동양육은 부모로서 당연한 역할이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공동양육을 해야 하는지 그 이유를 알아보겠다. 첫째, 아이들은 열 살 이전에 인성이 완성된다. 인성이란 교통신호 같은 단순한 기초질서를 지키게 하는 것 이상으로 중요한 개념이다. 그런데 엄마 혼자서 아이를 양육했을 때 아이는 엄마의 영향을 받고 자라지만 한계가 있다. 강한 아빠의 남성적인 요소가 결핍되기 때문이다.


둘째, ‘49법칙’에서 벗어날 수 있다. 49법칙은 4살이 되면 아빠가 아이를 떠나고 9살이 되면 아이가 아빠를 떠난다는 이론이다. 이런 상황에 처할 수밖에 없는 것은 전적으로 내 탓이 아니며 근본적인 원인을 사회현상이라는 말로 위안을 삼을 수도 있다. 물론 그런 면도 있겠지만 그렇게 해서는 현실적으로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이 고비를 넘기지 못하면 아무리 건강한 가정도 사상누각이 될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셋째, ‘369 법칙’을 실천할 수 있다. 369 법칙은 3살까지는 신체 놀이를 많이 해주고, 6살까지는 도구 놀이를 많이 해주며, 9살까지는 체험활동을 많이 해주어야 한다는 이론이다. 아이들
은 나이에 따라서 중점적으로 해주어야 할 놀이가 다르다는 사실이다. 3살까지는 신체적 접촉을 통해 무한한 사랑을 경험하게 해야 한다.

사랑은 전염성이 매우 강하다. 어려서부터 사랑이 몸에 밴 아이들은 친구들과 이웃을 사랑할 줄 알게 되고, 이는 어른이 되어서도 영향을 받는다. 6살까지는 도구놀이를 많이 해야 한다. 이 시기에는 균형감각을 키우고, 신체기능을발달시키면서 몸을 어떻게 사용해야 하는지 스스로 터득하게 해야 한다. 9살까지는 체험활동이나 여행을 많이 하는 것이 좋다. 아이들은 체험활동을 통해 호연지기, 자유정신, 도전정신을 배우고 더 나아가 창의력의 기초를 다질 수 있다.
부부의 공동 양육 원칙을 실천하다 보면 아이도 잘 키울 수 있고 가정행복이라는 보너스도 얻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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