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파일럿 체험과 의식변화

2010-07-31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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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우(KAPAC 회장)

한인사회의 적극적인 동참과 한국의 공군사관학교의 전폭적인 지원으로 ‘파일럿체험 프로그램을 성공적으로 마칠 수 있었다. 우리의 학생들은 처음에는 크게 흥미있는 표정을 짓지 않는 듯 했고, 일부는 영문도 모르고 부모의 강권으로 무조건 따라왔던 학생까지 있었으나 하루하루 교육을 받으면서 이들의 태도가 변화하는 모습을 느낄 수 있었다.

우주군을 지향하는 대한민국공군은 필자가 군을 떠난 이후에 많은 변화가 있었고, 이제는 가히 세계 최정예의 공군으로 성장해 있었다. 또한 각종 선진화된 교육프로그램들은 학생들의 흥미를 자아내고 만족시키기에 충분했다.
훈련이 끝나갈 무렵 나는 우리 아이들에게서 무한한 자신감과 조국애 그리고 확고해진 한국인이라는 정체성을 느낄 수 있었다. 한국의 싱크탱크인 ‘세종연구소‘에서 특강을 마친후 대화를 나누면서 매우 놀라운 사실을 듣게 되었다. 전국에 ‘안보특강’을 하는 어느 박사의 말이 경남의 어떤 여자고등학교에서 특강을 하시게 되었는데, 한국은 자유민주주의 국가를 설계한 훌륭한 초대 대통령 덕에 오늘날 부강하고 잘사는 나라가 되었다고 하면서 누가 이 대통령의 성함을 알고 있는가 하고 물으니 1500여명 모인 학생 가운데 겨우 앞의 몇몇 학생이 손을 들더라는 것이었다.


그래서 손을 든 한 학생에게 물으니 작은 목소리로 ‘김구선생이요’ 하더라는 것이었다. 하도 기가 막히고 참담한 마음에 그러면 북한을 세운 대통령의 이름을 아는가 하고 물으니 모두가 손을 들더라며, 누구냐고 물으니 ‘김일성장군이요’ 라며 큰 목소리로 자신있게 대답하더라고 하였다. 그는 이 전교조교사들의 학생들에 대한 의식화교육이 학생들이 대한민국을 건국한 초대대통령이 누군지도 모르는 이런 현실을 만들어 냈다고 개탄을 하였다.

그의 말을 듣고 자세히 한국을 살펴보니 제일 인상적인 것이 어디를 보아도 ‘공권력의 존재’를 느낄 수 없었다. 공항에 입국할 때도 세관원이 너무 친절하여 친근한 동네 아저씨 같았고, 자동차를 렌트하여 전국을 누비고 다녔는데도 미국에서 고속도로를 운전하다 보면 바람같이 나타나서 잔뜩 겁먹게 만드는 경찰의 패트롤카가 단 한대도 눈에 뜨지 않았다. 남북이 분단되고 지구상에서 가장 전쟁위험이 높은 지역에 위치하며, 휴전선을 코앞에 둔 상황
에서 해군 초계정이 적의 공격으로 두 동강이 나 침몰을 한 상황인데도 어느 곳 하나 긴장되어 보이는 곳이 없었다. 오히려 공무원들조차 천안함 사건 조사 결과에 대해 의문을 나타낸다고 하니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한국여행을 끝내고 JFK공항에서 고속도로를 타고 집으로 향하는 도중 바삐 비콘을 켜고 사이렌소리와 함께 움직이는 경찰의 패트롤카를 보면서 질서가 유지되는 미국을 느낄 수 있었다. 미국은 국가안보에 관한한 어떤 희생을 치루면서도 절대로 양보하지 않는 나라이다. 한국은 진정한 민주주의, 국가안보와 안녕질서에 대해서 미국에서 새롭게 배워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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