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다들 힘내”

2010-07-27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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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석(엘름허스트)

몇일 전 직장상사에게서 재미있는 일화를 들었다. 모 회사의 회식 술자리에서 사장이 건배를 하며 “내 힘들다”하고 외치니 부하직원들이 “다들 힘내”라고 했다는 것이다. 눈치챘을지 모르겠지만 “내 힘들다”를 돌려 말하면 “다들 힘내”가 된다. 부정적 의미가 돌려보니 긍정으로 바뀌었다. 그 긍정적인 회사는 큰 성공을 거뒀다는 후문이다. 이 일화가 진짜인지 각색인지는 모르겠지만 참으로 유쾌한 얘기다.

요즘 같이 힘든 불경기엔 긍정적으로 살아가기가 쉽지 않다. 특히 자신이 속한 사회보다 남이 속한 사회가 더 좋아보이는 것은 마치 ‘남에 떡이 더 커보이는 것’과 마찬가지. 술자리에 자주 등장하는 인기메뉴도 타인의 관한 부정적 시각 즉 뒷담이다. 아는 사람부터 시작해서 정치인, 연예인 뒷담은 단골메뉴다. ‘남의 불행은 나의 행복’이라는 우스개소리가 있듯 남의 떡이 자신의 떡보다 작아 보일 때 사람들은 즐거워한다.

신문이나 인터넷에 올라오는 글들을 읽다보면 부정적인 견해가 참 많다. 어떤 사람은 자신이 태어난 국가까지 맘에 안드는지 부정적 의견을 피력해 놓았다. 그런 글들을 읽다보면 어느새 동화되고 있는 자신을 보며 무서울 때가 있다.
긍정적으로 살아가기는 의외로 쉬울지도 모르겠다. 부정적인 생각도 돌려보면 바로 즐거운 일이 될 수도 있을테니 말이다. 좀 서럽고 억울한 일을 당해도 그냥 웃고 넘길 수 있는 그런 여유를 가졌으면 좋겠다. 짧지 않은 인생 중에 항상 좋은 일만 일어날 순 없지만 그래도 “내 힘들지만 다들 힘내자.”라는 말들을 서로 주고 받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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