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아빠의 변신은 무죄

2010-07-16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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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충일(뉴욕가정상담소 프로그램 디렉터)

부모의 마음은 한결같이 아이를 잘 키우고 싶어한다. 그리고 행복하게 살기 위해 노력한다. 아이를 잘 키우고, 행복하게 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그러기 위해서는 그동안 살아온 삶의 방식을 바꾸어야 한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생각만 할 뿐, 실제로는 변하려 하지 않거나 변하더라도 적극적으로 변화의 중심에 서려고 하지 않는다.

그저 외부적인 환경이 변하면 자신도 변할 것이라고 상상하는 아빠들이 대부분이다.나비효과란 뉴욕에서 나비가 날면 동경에 소나기가 온다는 과학이론이다. 하나의 사소한 움직임이 태평양을 건너면서 엄청한 영향을 미친다는 의미이다. 나비효과처럼 우리의 삶도 나비의 날개짓처럼 사소한 행동 하나로 큰 변화를 일으킬 수 있다. 가정의 변화는 아주 작은 실천에서 시작된다는 것, 그리고 남을 탓하기 보다는 자신의 잘못을 탓하는 마음자세로 실천을 해야 한다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


그 중의 작은 변신의 하나로서 친척 또는 지역 커뮤니티 만들기를 추천해 본다. 커뮤니티 만들기는 친척이나 집 주위에 아는 몇가족이 모여서 아이들이 함께 놀도록 하는 것을 말한다. 그렇다면 왜 여러 가족이 어울려 놀아야 할까? 필자가 강의를 하다보면, 놀이를 거부하는 아이가 꼭 한 두명은 나온다. 그런 아이들은 다른 아이들과 함께 어울리는 것을 부담스러워 하기 때문이다. 평소에 다른 아이들과 어울려 본 경험이 없었던 것이다. 그런 경우, 부모에게 “아이가 한 명인가요?”라고 물어보면 대부분 그렇다고 한다. 대부분 아이를 한 명만 낳아 기르기 때문이다.

흔히 아이가 한 명이면 두 명보다 훨씬 쉽다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두 배로 힘들다고 한다. 아이의 모든 수발을 부모가 들어줘야 하기 때문이다. 아이의 입장에서도 자신과 놀아주고 소통할 사람이 없다보니 시시콜콜한 일조차도 엄마와 아빠에게만 의지한다. 이런 아이들에게 인성 결핍 현상이 발생한다. 그 중에서도 사회성의 부족이 가장 심각한 문제로 나타난다. 게다가 엄마하고만 생활하게 되면 언어능력도 떨어지게 된다. 몇 년동안을 그런 환경속에서 지내게 되면 새로운 환경에 접했을 때 호기심이 생기는 것이 아니라 두려움을 갖게
된다.

커뮤니티 활동은 아이들에게 다양한 인성을 형성시킬 수 있다. 이제 한 가정, 한 자녀가 일반적인 가족의 모습으로 자리 잡았다. 이것이 시대의 흐름이다. 그렇다고 아빠와 엄마가 한 아이를 위해서 아무리 많은 곳을 데리고 다녀도 다양한 인성을 형성시키는 것은 어렵다. 하지만 몇 가족이 모여서 노는 것 자체로 아이들의 인성이 형성된다. 사회성, 소통, 자유정신, 도전정신, 자신감 등이 어울려 놀면서 저절로 형성이 되는 것이다.또한 지역 커뮤니티 활동은 러더쉽의 형성에도 매우 유익하다. 아이들이 몇명만 모여도 그 속에서 자연스럽게 대장이 생기게 마련이다. 그러면 새로운 놀이를 할 때 대장 역할을 하는 아이
가 놀이를 주도하게 된다. 비록 작은 인원이지만 그 속에서 자신의 말과 행동으로 아이들을 움직이게 하는 경험을 한 것이다. 이것이 바로 리더쉽의 시작이다

그동안 주말이 되면 아빠들은 충전을 위한 휴식이 필요하다는 이유로 잠을 청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물론 그렇다. 잠을 자야 충전을 해서 다시 일을 할 테니까. 하지만 잠자는 것보다 더 효과적인 충전방법이 있는데 그것이 바로 아이들과의 놀이를 통한 충전이다. 아이들과 놀다 보면 자기도 모르게 더 많이 웃게 되고 그로 인해 엔돌핀이 자꾸 많이 생성이 된다. 이것보다 더 큰 에네지 충전이 어디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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