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젖염소 사업에 동참을”

2010-06-16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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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윤실과 함께 동족돕기 힘쓰는 최성원 장로·최광열 목사 부자

2천마리 북한에 보내 어린이들 살려
중국서 조선족 학생 대상 장학사업도


“기적의 젖염소 북한 보내기 운동과 조선족 학생 장학사업에 동참하는 것은 말할 수 없이 고통스런 환경에서 살고 있는 우리 동족의 눈물을 닦아 주는 일입니다. 미국의 경제사정이 좋지 않지만 마음을 활짝 열고 십시일반으로 저들을 도와 주실 것을 간절히 부탁드립니다.”

대를 이어 중국과 북한의 한민족을 돕는 일에 전력투구 하고 있는 최성원 장로(82·호주)·최광열 목사(52·한국) 부자가 미국을 방문했다. 서부와 동부의 교회들을 찾아 그동안의 사업 경과를 보고하고 감사의 뜻을 전하기 위해서다.


최 장로는 1992년 황해도의 고향을 처음 방문한 이래 1년에 수 차례 방북하면서 대홍수로 ‘고난의 행군’에 돌입한 헐벗은 북한 동포들을 목격하고 어떻게 도울까 기도하며 고민하던 중 LA 기윤실과 연결돼 젖염소 보내기를 시작하게 됐다.

그는 13세부터 고향에서 젖염소를 키웠던 ‘염소 전문가’. 1.4 후퇴 때 남한으로 피난 와 신학을 공부하고 전도사를 하던 시절에도 제주도와 인천에서 염소 사육으로 생계를 꾸렸을 정도다. 정부시책이 젖소 사육 장려로 바뀌자 88년까지 강원도에서 젖소농장을 크게 했으며, 호주에서는 대형 사슴목장을 운영했다.

기윤실이 자금을 모금하고 최 장로가 실무를 맡은 젖염소 보내기 운동은 99년 210마리를 평양시 강동군의 산골에 전달한 것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무려 2,000여마리를 보내 양유로 수많은 북한 어린이들을 살리는 아름다운 열매를 맺었다.

최 장로는 “젖염소들이 직접 농민들에게 전달돼 생명을 구하는 기적을 낳는다”며 미주 한인 교계가 사랑의 수고를 계속해 줄 것을 부탁했다. “우리가 보낸 젖염소가 4,000마리 이상으로 불어났습니다. 하지만 그 질은 많이 떨어진 상태입니다. 때문에 품종개량이 절실한데 이 일에는 많은 자금이 필요합니다.”

최 장로는 92~2004년 중국 연변에 거주하면서 3년제 초급 농민대학인 ‘여명대학’을 되살리는 일도 해냈다. 그는 학교가 폐교 위기에 처했다는 소식을 접하고 안타까운 마음에 백방으로 뛰어다니며 한국 크리스천들의 협조를 끌어내 영어학과, 컴퓨터학과 등을 개설해 학교를 구했다. 여명대학 명예학장을 맡고 있는 그는 “정부에서는 교수 봉급 정도만 나오기 때문에 학교가 요즘 다시 어려움에 처해 안타깝다”고 말한다.

장학사업은 한중 수교 후 연변의 조선족 사회가 한국에 나가 돈을 벌어 부를 축적한 가정과 그렇지 못한 가정으로 양분된 가운데 가정의 해체가 빈번해지고 가난한 학생들이 자괴감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지난 2002년 최 장로에 의해 시작됐다.

조선족 학교의 학생들을 대상으로 생활수기 공모를 실시해 상금 형식으로 100~400달러씩의 장학금을 주고 있다. 이 사업은 그의 건강이 악화되면서 아들 최광열 목사가 물려받았으며, 2007년부터 이 사업에 동참한 LA기윤실(공동대표 허성규·홍진관)이 지금은 전체 장학금 중 약 70%를 책임지고 있다. 지난해의 경우 167명에게 총 3만달러를 지급, 학생들에게 한국어와 한민족 문화에 대한 자긍심을 심어주고 그들의 향학열을 북돋웠다.


인천 하늘교회 담임으로 한중친선교류협회 회장도 맡고 있는 최 목사는 “조선족들이 한국으로, 중국 대도시로 대거 빠져나가면서 연변 조선족 인구가 급감하고 있다”며 “남아 있는 학생들의 가슴에 희망의 나무를 심는 것이 장학사업의 가장 큰 목적”이라고 말했다.
후원 문의 (213)387-1207


<김장섭 기자>


유용석(왼쪽부터) LA기윤실 실무책임자, 최성원 장로, 최광열 목사 등이 북한 어린이들을 살리기 위한 ‘사랑의 젖염소 북한 보내기 운동’과 ‘중국 조선족 장학사업’에 대한 한인 교회와 크리스천들의 애정어린 관심과 지원을 부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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