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절집에 도서실 만든다

2010-05-03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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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불자들이 기증한 책 등 4,500권으로
테하차피 ‘태고사’ 오는 6월중 오픈 계획


한인타운에서 약 110마일 거리에 있는 한국 사찰인 테하차피 태고사(8400 Juniper Way, Tehachapi)가 올 여름 도서실을 오픈할 예정이어서 화제다.

태고사 주지 혜안스님은 지난달 30일 본보 인터뷰에서 “한국의 불자들이 모아준 책 3,500여권이 오는 5월말 도착한다”며 “책이 오는 대로 현재 보유 중인 1,000여권과 함께 분류작업을 한 후 책꽂이, 책상, 의자, 조명기구 등을 마련, 오는 6월 관음전 1층에 도서실을 꾸밀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에 기증된 책들은 한국의 국립중앙도서관장, 문교부 차관 등을 지낸 이상규 변호사가 법보신문과 불교출판문화협회의 협조로 지난 3월10일~4월10일 ‘태고사에 불서 보내기 운동’을 전개해 마련한 것이다. 한국의 불자들은 숭산스님을 만나 불교에 귀의한 미국인 무량 스님이 2003년에 창건한 이 절에 도서실을 건립한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책과 현금을 기부하는 등 적극적인 호응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에서 오는 책 중 약 75%는 불교서적이며, 나머지는 주로 한국문화에 관한 것이다.

책을 좋아한다는 혜안스님은 “이 절 주지로 오기 직전인 지난해 가을 서울에서 이 변호사를 만났다. 우리 절을 두 차례 방문한 바 있는 그가 한국문화 알리기 차원에서 태고사에 도서실을 열면 어떻겠느냐고 제안해 찬성의사를 표하고 함께 노력하기로 했는데 이렇게 빨리 결실이 맺힐 줄은 몰랐다”고 기뻐했다.

혜안스님은 “제법 규모가 있는 도서실을 절에 여는 것은 한국서도 드문 일이다. 해외 사찰에 도서실을 연다고 하니 한국의 사부대중이 앞다퉈 도와준 것 같다”며 “정말 고마운 일”이라고 말했다. 또 “불교출판문화협회가 1년에 한 번씩 신간서적들을 보내주기로 했다. 미주 한인들도 읽지 않는 책이나 잡지 등을 기증해 주면 고맙겠다. 기독교 등 타 종교와 관련된 서적도 환영한다”고 덧붙였다.

태고사는 태고사를 찾는 불자나 여행 중에 들르는 일반 방문객들이 편안하게 독서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도서 대출도 할 계획이다. 한편 태고사는 석가탄신일을 맞아 오는 5월16일(일) 오전 11시 봉축법요식을 갖는다.
문의 (661)822-7776


<김장섭 기자>


한국 불자들이 보내주는 책으로 오는 6월 태고사에 도서실을 오픈할 예정인 혜안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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