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부동산 클럽 - 시중경기는 살아나고 있는 것인가

2010-04-08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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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초순, 봄비라는 단어에 걸맞게 촉촉한 비가 한주가 시작되는 월요일부터 내리고 있다. 말이 겨울이지 필자가 거주하는 로스엔젤레스에는 겨울이 없다. 항시 나무들이 푸르고 햇볕이 따사롭다보니 크리스마스니 새해니 해도 그런가 보다 하고 지나간다. 어쩌다 낙엽송들이 길가로 나뭇잎을 우수수 떨어뜨리면 그 때사 겨울인가 하고 달력 한 번 쳐다볼까, 그렇지 않으면 일 년 내내 화창한 날씨여서 4월이라 봄이 왔지만 봄인지 여름인지 알기가 힘들다. 단지 12월부터 4월 사이 그 겨울이라는 기간 동안 일주일에 한 번씩 서너 시간 동안 반가운 비가 내리면 그때 겨울임을 느끼게 된다. 이곳은 겨울에만 비가 오니까.
4월 들어, 봄이 들면서 조금씩 경기가 살아나고 있음을 느껴진다. 주위 고객들의 비지니스 매상도 조금씩 나아지고 있다는 반가운 소식도 자주 접한다. 특히 일반 소매 비지니스의 기본인 리커, 마켓의 경우에도 지난 2, 3월에 비해서 매상이 조금씩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물론 3월 중순에 서머타임이 실시가 되어 낮 시간이 길어진 탓도 있고, 화창한 날씨가 계속되어 온 이유도 소매경기의 부양에 큰 도움이 되었다고 한다.

저녁에 자주 가는 일식집을 찾아 바에 혼자 앉아 스시 몇 조각을 시켜놓고 스시맨과 몇 마디를 나누었다. 큰 폭으로 고객들이 늘어난 것은 아니지만 지난달보다 매상이 늘어난 것만은 사실인 것 같았다.

목, 금요일과 주말에는 눈에 띄게 고객들이 늘어 줄을 서서 차례를 기다리는 것도 보이고, 예전에 고객감소로 인하여 줄였던 스시맨과 종업원을 다시 고용하는 것을 봐도 ‘이제 4월부터는 경기가 조금씩 풀리기는 풀리는 모양이다’하는 생각이 확실하게 든다. 참 반가운 소식이 아닌가 한다.


근데, 이렇게 경기가 서서히 살아나면 한편으로 또 다른 걱정이 앞선다. 경기가 살아나기 시작해서 본격적인 활황기로 들어서면 모든 사람들이 좋아할 것이겠지만, 경제정책을 수립하는 정부로서는 급격한 활황은 급격한 경기위축만큼 절대 바랄 것이 못된다. 그래서 경기가 살아나더라도 거의 느끼지 못할 정도의 작은 비율로 서서히 조금씩 살아나게끔 금융정책을 쓰게 마련이다. 경기가 살아나면 곧바로 시중의 자금이 여유가 생기면서 시중 유동자금이 불어나게 된다. 이를 막기 위하여 경제당국에서는 바로 시중금리를 인상할 것이 분명하다.

즉, 일반 시민들이 대출하여 쓰고 있는 은행자금의 이자율를 올리도록 연방정부에서 그 금리를 인상한다. 그래서 불어난 시중의 자금을 다시 은행으로 흡수함으로써 시중의 인플레이션의 위험을 미리 조정하고 조용하고 안정적인 경기활성화가 이루어지도록 조종하는 것이다.

따라서, 경기가 조금씩 살아나면 시중의 금리가 인상이 되고, 모기지 금리가 올라가게 될 것이고, 라인오브크레딧 등으로 사용하고 있는 대출자금의 금리가 올라가게 될 것은 분명하다. 지금의 5%대, 또는 그 이하의 초저율의 모기지이자율도 바로 올라가게 될 것이다. 이렇게 되면 비록 6%의 이자율이라고 하더라도 무척 낮은 대출 이자율이지만, 이미 5%이하의 낮은 금리를 경험하고 있는 바이어에게는 6%대의 이자가 비교적으로 높게 보이기 마련이다. 따라서 모처럼 조금씩 살아나고 있는 부동산경기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염려스럽다.

사실 부동산경기의 활황은 단지 낮은 대출 이자율만으로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다. 이는 주택의 수요 공급상의 적절한 비율, 사회 전반적인 주택구매의 필요성 인식, 어느 정도의 부동산투자의 심리적인 측면, 주택구매의 실수요자들의 풍부한 자금력을 뒷받침해주는 개개인의 가처분 소득의 증가 등과 함께 모기지 은행에서 제공해 주는 여러 편리한 주택자금대출 프로그램의 다양성이 함께 효과를 발휘해야 주택경기가 활황되는 것이다.

이러한 조건들이 만들어지기 위해서는 비록 인플레이션의 염려가 다소 있다하더라도 반드시 일반 시중경기의 활성화가 반드시 필요한 것이어서, 경기가 다소 살아나더라도 이를 조절하기 위한 금리인상은 당분간은 하지 말아주었으면 하는 바람이 간절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661)373-4575
제이슨 성 / <뉴스타부동산 발렌시아지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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