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부동산 칼럼 - 도산서원에서는 선비정신도 수출한다

2010-04-01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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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산서원에 요즘 기업인들과 학생, 가정모임 등에서 선비문화를 배우고 체험하려는 사람들이 각계각층에서 몰려든다고 한다. 개설 이후 수련생이 무려 300여 차례도 넘는 인기 프로그램이라고 한다. 인성과 도덕문화를 배우려는 것은 혼탁해지는 세상에서 한국 선비의 정신을 계승하려는 현대인들을 보며 우리민족의 밝은 내일을 바라보는 것 같아 너무 좋다고 한다.

물론 나도 박수를 보낸다. 민족이 밝고 맑게 산다는 것은 신세대와 미국에서 느끼지 못하는 흐름일수도 있지만 선비문화는 상거래에서도 유지되어야 하고 그 당시 그 사회에서 최소한의 도덕일 수도 있다. 그 선비문화는 글로벌 비즈니스에도 기본이 되는 신뢰성이고 하나의 축이 될 것으로 본다.

그러면 선비정신은 무엇이고 현대적 의의는 무엇인가. 선비는 그 시대 그 사회의 양심이고 지성이며 인격의 기준으로 인식되었고, 심지어 생명의 원동력인 원기라 지적되기도 했다. 삼국시대부터 조선사회까지 그 시대적 흐름에 약간의 차이가 있었지만 선비는 각 시대의 지도자적 구실을 하는 지성으로서 책임을 감당해 왔다고 볼 수 있다.


선비는 현실적·감각적 욕구에 매몰되지 않고 보다 높은 가치를 향하여 상승하기를 추구하는 가치의식을 갖아야 하며 선비는 신분적 존재가 아니라 인격의 모범이요 시대사회의 양심으로서, 인간의 도덕성을 개인 내면에서나 사회질서 속에서 확립하는 원천으로 이해될 수 있다. 근대는 우리나라와 세계 어느 나라든 성장 하나만을 위해 달려 온 느낌도 있다. 정치, 경제, 사회전반의 도덕성에 문제가 있다고 많은 사람들이 말을 하고 있고 순위가 있다면 그것은 도덕성이고 가장 먼저 우리 한민족이라고 말하고 싶다.

그런데 자기보다 앞서가는 사람은 무조건 나쁜 사람이고 자기보다 잘 살면 무조건 부정으로 축재했다고 본다. 그러다 혼자서 안 되면 남을 부추겨서라도 잘 난 사람을 넘어트려야 직성이 풀리고, 헐뜯고, 왜곡하고 투서하는 사회로 변해가는 시대에는 선비정신이 꼭 필요한 멘토가 될 것이다.

특히 이민와서 만든 한인사회가 얼마나 아름다운 사회여야 하는가. 한국에서 보따리 싸서 희망을 가지고 정든 땅을 떠날 때 자기가 실패한 사람이 되리라고 생각해 본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청교도에 가까울 만큼 선민이 왔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적어도 남을 비방하고 헐뜯고 하면서 사리라고는 생각도 못 했던 것이 아닌가. 성공을 위해서도 선비정신을 반드시 한번쯤 생각해 보아야 한다.

선우후락(先憂 後樂)이란 말이 있다. 세상의 근심할 일은 남보다 내가 먼저 근심하고, 즐거워 할 일은 남 보다 내가 나중에 즐거워한다는 것이다. 단체나 회사를 경영하려면 그 조직원들의 생존과 성장을 책임져야 하는 사명감이 있다. 도덕성을 앞세운 기업정신은 반드시 성공하기 마련이고 그것은 곧 선비정신으로 이어진다고 할 수 있다.

모든 이가 편히 잠자고 있는 시간에도 밤잠을 설치며 고민해야 하는 것이 리더이고 조직의 장이기도 하다. 고객이나 직원이나 단체의 구성원들과 가까이에서 허심탄회하게 대화를 해보면 내가 하고 있는 그 일을 자기 스스로 해 보겠다고 하는 사람은 보기 힘들었다. 가까이서 보면 무거운 짐들만 지고 있는 것을 보고 느끼기 때문이다. 남의 떡이 커 보이고, 자기 짐은 무거워 보이는 사람이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이제라도 그 시각을 바꿔서 내 떡을 크게 보고 남의 짐이 무거워 보이는 눈을 가져보자. 일자리를 자주 옮기는 사람, 시키는 일만 하고 대답만 잘하고 실천에 옮기지 않는 사람, 지위를 이용하여 권세만 부리고 책임은 남에게로 떠넘기는 사람, 이런 사람의 일상은 늘 생활에 쫓기고 바빠서 원시안적 시력을 교정할 여유조차 없다.

말 없이 좋은 일을 하며 상호간 억울한 일이 있어도 이해로 감당하려는 사람들이다. 이런 사람들은 언제나 여유가 있을 뿐 아니라 항상 얼굴에 화색이 감돈다. 그리고 항상 남을 격려하며 훈훈한 이야기와 인정이 풍겨 나온다. 가진 것은 없어도 배풀 것은 많은 사람들의 특징이다. 이런 사람에게는 어떤 일을 맡겨도 책임감 있게 집에서도 회사 일을 염려하고 직장과 구분 없는 주인정신으로 스스로 알아서 하는 사람이다.

지도자 역시 아무나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특히 공인이 자기의 이익을 챙기는 형이라면 소인이지 양반정신을 가지고 있는 사람은 아니다. 그리고 그 집단은 반드시 망한다. 그래서 리더는 이런 사명감 때문에 자신의 손해를 보고 욕을 먹더라도 정도를 가야 한다. 그리고 배가 침몰해서도 표류해서도 안 된다. 그 노하우를 반드시가지고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것이 자기에 대한 책임이고 사회에 대한 리더의 책임이다.


리더는 말로 하는 것이 아니고 자기 자신에 대한 책임이 더 크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그 것이 선비정신이다라고 말하고 싶다.



남문기
<뉴스타 부동산 대표>
(213)999-4989
ceo@newstarrealt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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