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노란 손수건 (The Yellow Handkerchief)

2010-02-26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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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날 받아준다면 노란 수건을…”

★★★★


모두가 자신들의 삶의 좌표를 찾으려고 하는 좌절감에 빠진 한 중년 남자와 두 10대 남녀가 한 차에 타고 길을 달리면서 서서히 서로가 서로를 향해 마음 문을 열고 상대를 수용하면서 인간적 관계를 맺는 사려 깊고 아름다운 로드무비다.

이들 외에 또 한 사람이 회상에 의해 추억되면서 4인 드라마를 구성하는데 성격 묘사와 내용과 연기와 촬영 등이 모두 훌륭한 작품이다. 군더더기 없고 무게가 있으며 심금을 울리는 소품으로 인물들이 연기가 아니라 실제로 살아 움직이는 것 같이 드라마를 이루는데 마지막 장면에 가서 눈물이 나온다. 감동이 서서히 가슴을 파고든다.


때는 카트리나 태풍 직후. 중년의 브렛(윌리엄 허트)이 6년의 옥살이 끝에 출소한다. 그는 생면부지의 두 틴에이저가 탄 자동차에 동승하게 된다. 차 주인은 자기의 불완전함을 너무나 잘 알아 오히려 똑똑해 보이는 약간 비정상적인 고디(에디 레드메인). 동승한 15세난 소녀 마르틴(크리스틴 스튜어트)은 상심한 소녀로 자신의 성적 매력으로 남의 호감을 사보려고 하는 외로운 사람이다.

브렛은 수감생활 중 자기가 이혼을 요구한 아내 메이(마리아 벨로)를 마지막으로 한 번 보고 싶어 뉴올리언스로 가고 있다. 브렛은 도중에 엽서에 메이에게 자기를 받아준다면 당신이 살고 있는 하우스보트 밖에 노란 손수건을 매어 달라고 당부한 글을 보낸다. 브렛과 메이의 과거는 플래시백에 의해 묘사된다.

서로가 서로를 필요로 하는 셋은 차를 타고 가면서 대화를 통해 서서히 가까워지는데 브렛이 자기 내면을 열면서 두 10대에게 자신의 과거를 들려준다. 여기서 왜 브렛이 수감됐으며 또 왜 메이와 헤어졌는지가 밝혀진다.

때로 브렛은 둘에게 어른으로서 삶의 교훈을 말해 주기도 하나 그것은 잠깐이고 대부분 회한에 가득 찬 자기의 과거를 마치 고해성사 하듯이 얘기한다.

그리고 둘은 브렛의 얘기를 자기들 피부 안으로 받아들이면서 브렛을 마치 한 가족의 일원처럼 수용한다. 또 둘은 이 과정에서 서로의 참 모습을 발견하면서 가까워진다.

이런 셋의 상호작용과 관계 맺음이 매우 깊이 있고 통렬하게 그려졌는데 이런 관계가 크리스 메인게이스의 티를 내지 않는 풍경화와도 같은 촬영에 의해 더욱 절실하게 부각된다. 셋은 마침내 뉴올리언스에 도착한다. 연기들이 뛰어난데 특히 허트의 영혼이 가득한 눈과 삶의 흔적이 그려진 얼굴 연기가 압도적이다. 우다얀 프라사드. PG-13. 로열, 타운센터 5, 플레이하우스 7, 웨스트팍 8.

HSPACE=5
브렛(뒤)이 두 10대 마르틴(왼쪽)과 고디와 함께 뉴올리언스에 도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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