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시애틀 이시복 목사 뺑소니 사망...일하던 그로서리 앞에서 참변 당한 뒤 6일만에 숨져

2025-09-25 (목) 03:2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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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평생 음악사역…지인들 고펀드미 계좌로 모금운동 펼쳐

시애틀 이시복 목사 뺑소니 사망...일하던 그로서리 앞에서 참변 당한 뒤 6일만에 숨져
워싱턴주 한인사회에서 음악 사역 및 봉사로 오랫동안 헌신해왔던 이시복(58) 목사가 안타까운 뺑소니사고로 목숨을 잃어 한인사회에 충격을 주고 있다.
지인들에 따르면 이 목사는 지난 16일 밤 8시가 조금 못된 시각 자신이 일하던 켄트의 한 그로서리 앞에서 차량에 치여 머리에 큰 부상을 입고 중태에 빠졌다.
그는 곧바로 하버뷰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의료진으로부터 “생존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진단을 받았으며, 희복하지 못하고 결국 6일 뒤인 22일 오후 1시50분 숨을 거뒀다.
이 목사가 어떻게 뺑소니 차에 치었는지는 정확하게 확인되지 않고 있다. 페쇄회로TV(CCTV)에 찍힌 화면 등을 종합하면 이 목사는 자신이 일하던 그로서리에서 한 고객과 언쟁이 벌어졌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목사는 문제의 고객을 뒤따라 그로서리 밖으로 나간 뒤 차에 치인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현재 정확한 사고 원인을 조사하는 한편 이 목사와 언쟁을 벌였던 손님 및 뺑소니범을 추적하고 있다.
이덕형 목사의 막내 아들로 태어난 이 목사는 서울대 음대 출신으로 1992년 워싱턴주로 이주해 시애틀 동양선교회에서 전도사로 일하고 각 한인교회에서 음악 목사로 사역을 하면서 ‘새물결선교단장’은 물론 워싱턴주 선교합창단을 이끌기도 했다.
올해와 지난해 건강상의 이유로 합창단 지휘를 맡지 못했으며 올해에도 외가 수술을 한 뒤 몸 상태가 그리 좋은 것은 아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올해 자신이 단원으로 활동했던 워싱턴챔버앙상블 정기공연은 물론 페더럴웨이 한우리정원 개장식 등에도 출연해 아름다운 화음을 선사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내년에는 워싱턴주 선교합창단 지휘자로 다시 복귀해 음악선교 및 봉사를 이어갈 예징었다.
특히 이 목사가 사고를 당했을 당시 이 업소 한인업주가 교대를 위해 출근하던 길이었던 것으로 알려져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이 목사는 사모와 단 둘이 살고 있으며 자녀도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평생 교회 및 음악사역만 해왔으며 최근에는 소속된 교회도 없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안타까움을 주고 있다.
이에 따라 이 목사 장례비 및 유가족을 돕기 위한 모금 운동도 펼쳐지고 있다.
이 목사의 고등학교 동창으로 워싱턴주 선교합창단과 워싱턴챔버앙상블에서 함께 호흡을 맞춰왔던 김법수씨는 24일 온라인모금사이트인 고펀드미에 계좌(https://www.gofundme.com/f/honoring-pastor-sibog-lees-legacy)을 오픈했으며 한인사회에 간절하게 도움을 요청하고 있다.
김씨는 “이 목사는 평생 예배 사역과 한인사회를 위한 섬김으로 헌신해왔다”며 “이번에 모금된 후원금은 목사님의 사랑과 섬김의 유산이 이어지고 유가족에게 위로를 드리기 위한 것인 만큼 십시일반 동참해달라”고 당부했다.
유가족측은 화장을 할 계획이지만 현재까지 정확한 천국환송예배 일정 등은 잡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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