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기자의 눈/ “로마에 가면 로마법을...”

2009-12-08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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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수(취재 1부 차장)

북부 뉴저지 일대 한인 식당들이 위생규정을 위반, 무더기로 적발되고 있다.
음식물 보관 규정을 어겼거나 주방에서 위생장갑이나 모자를 착용하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으로 조금만 주의했어도 적발되지 않았을 것들이다. 지난 봄 실시됐던 보건국 단속에서도 이와 비슷한 사유로 한인 업소들이 무더기로 적발된 바 있어 이에 대한 교육과 시정이 시급한 실정이다. 하지만 이번에 적발된 일부 한인업소는 ‘요리 문화의 차이’를 지적하며 이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고 주장, 눈길을 끌었다.

주방에서 위생장갑을 사용하지 않아 조건부(Conditional Rating) 등급을 받은 포트리 소재 한 식당의 매니저는 “매번 주방에 주의를 주고는 있지만 손맛을 강조하는 요리 문화의 차이 때문에 번번이 지적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음식물 보관규정 위반 티켓을 받은 포트리 소재 한 식당의 매니저는 “갈비탕에 들어갈 갈비의 핏물을 빼내기 위해 큰 물통에 갈비를 담궈 뒀다가 적발, 티켓을 받았다는데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라며 “이 부분은 김밥 보관규정처럼 보건국과 상의, 시정해나가야 할 이슈라고 생각 한다”고 주장했다.

뉴저지 주 보건국은 현재 냉동되지 않은 고기를 포장 없이 상온에 둘 경우 음식보관 규정위반으로 단속하고 있다. 이 같은 보건국 단속이 부당하다고 생각된다면 이 요리 방법이 위생상 문제가 없음을 입증하는 자료를 만들어 보건국과 담판을 지으면 된다. 하지만 그때까지는 보건국 규정을 지켜야 한다. ‘로마에 가면 로마법을 따라야 한다’고 했듯 일단 보건국 규정을 따라야 한다는 뜻이다. 외식이 잦아지는 연말이다. 손맛도 좋지만 음식은 위생이 먼저다. ‘요리 문화의 차이’를 떠나 한인 식당들이 자신의 가족과 나눌 수 있는 음식을 손님들에게 제공한다면 보건국 규정은 무용지물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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