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사설/ 너무나 아쉬운 케빈 김 낙선

2009-11-05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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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인사회 최초의 뉴욕 시의원 배출의 꿈이 수포로 돌아갔다. 3일 치러진 뉴욕시의원 19선거구 본선거에 출마한 민주당 케빈 김 후보가 1만 2380(47%)표를 획득, 1만 3694표(53%)를 얻은 공화당 출신 다니엘 홀로란 후보에게 아깝게 패배했다. 이로써 한인사회에 모처럼 찾아온 시의회 진출의 기회가 물거품이 되고 말았다.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한인사회는 이번에야 말로 뉴욕한인사회 사상 처음으로 시의원을 배출, 정치발판의 초석을 마련하자는 일념으로 모두가 한 마음이 되어 그의 당선을 염원했었다. 하지만 그 바람은 이제 머나먼 이야기가 되어 버렸다. 우리는 이번 선거에서 케빈 김 후보가 왜 낙선했는지 그 원인을 확실히 따져보지 않을 수 없다. 뉴욕은 민주당 텃밭이지만 19지역은 백인 중심의 공화당 우세지역으로 인종문제를 이슈로 공격적인 캠페인을 하고 나선 상대 홀로란 후보의 네거티브 전략
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했던 것이 아쉬운 결과를 가져온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더 큰 문제는 이번선거에서 한인유권자들의 낮은 투표율이 가장 큰 요인으로 드러나 한인들의 미국정치 진출의 길이 여전히 요원함을 보여주었다.

유권자센터에 따르면 이번 선거에서 이 지역 한인유권자들의 투표참여율은 2000여명이나 투표에 참여하지 않을 정도로 매우 저조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김 후보가 1314표 차이로 고배를 마시게 된 결과를 볼 때 한인유권자들이 모두 투표만 했더라도 얼마든지 김 후보가 당선의 고지를 차지할 수 있었을 것이다. 참으로 아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우리가 얼마나 기다리고 염원했던 일인가. 우리는 이번 선거결과에 통렬한 반성을 해야 한다. 이번에 우리는 다 차려놓은 밥상을 받아먹기만 하면 되는 것을 무관심과 ‘나 하나쯤은’ 하는
무사 안일함으로 우리 앞에 다가온 권리와 이익을 스스로 차버렸다. 그러고도 우리가 후세들의 미래, 정치력 신장 운운할 수 있단 말인가. 공동의식이 부재한 지극히 개인적이고도 이기적인 사고에서 나온 결과가 아닐 수 없다.

이번 선거에서 똘똘 뭉쳐 잔 리우를 감사원장, 피터 구를 20지역 시의원으로 당당하게 배출한 중국계와 비교해 보면 같은 아시안으로서 너무나 부끄러운 일이다. 우리는 두 번 다시 이런 뼈아픈 결과를 가져오지 않도록 지금부터 이번 선거 결과의 원인을 면밀히 분석하고 앞으로의 선거에 대비, 새로운 전략을 하나 하나 확실히 짜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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