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한인사회의 세대교체

2009-10-29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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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준재(전 청소년 재단회장/의사)

연단에 섰다. 참 오랜만이었다. 미주한인 청소년재단(회장 김현중) 제2대를 1999년부터 2005년까지 6년간 맡은 후 제3대(회장 하용화)에게 물려준 후 처음이니 4년5개월 만이다. 원래 말이 어눌한 편이지만 재단의 수석부회장(이황용)의 호명을 받아 연단에 섰을 때 연회장을 꽉메운 재단의 후원인들이 시야에 들어오고 몇 마디라도 할 수밖에 없었다.

두서없이 짤막하게 말을 끝냈지만 연단에서 내려왔던 나는 깊은 감회에 잠겼다. 지난 10월21일에 있었던 재단기금모금골프대회 시상이었다. 그 감회란 첫째가 재단의 세대교체가 성공적이었구나 하는 흐뭇함이었다. 재단은 1993년(초대회장 이문정)에 두가지 목적으로 발족되었다. 16년전이다. 목적의 첫째가 우리 한인청소년들의 민족얼을 고양, 고취시키고, 둘째가 이 미국사회를 우리 청소년들이 살아가는데 재단이 정신적으로 물질적으로 지원해 주는 것을 그 골자로 삼고 있다. 이 미국사회에서 0.5%밖에 되지 않는 소수민족중의 소수민족이 우리 미주한인이다.


1903년 102명으로 시작된 미주한인 이민이 양적으로 106년이 지난 오늘 1만5000배로 팽창했지만 3억이 넘는 미국인구를 감안할 때 그 숫자에서는 아직도 미미한 존재가 우리 미주한인이다. 그에 따른 한인의 전체 재산의 축적도 인구비만큼 미미할지 모른다. 그러나 한인사회 내부에서는 주류사회 진입과 성공을 위해서 부단 노력이 진행되고 있었다는 것은 누구도 부인 못할 것이다.

특히 1991년의 브루클린 처치에비뉴의 한인상인 보이콧운동이나 뒤따른 1992년 LA폭동은 한인사회를 소스라치게 놀라게 하고 사회참여운동이 더욱 가시화할 계기를 주었다. 전문직 선호의식에서 우리 청소년들은 여타직종으로의 관심 확장과 특히 정치나 봉사활동에 눈을 뜨게 되고 오늘의 정계 출사표로 줄 잇고 있는 것을 보고 있다.

청소년재단도 사회 흐름의 변화에 예외는 아니다. 이제는 30대, 40대 젊은이들이 앞장서서 이 사회에서 배운 노하우를 그대로 적용하여 시스템으로 재단을 이끌어 가는 것을 보고 있다. 그리고 성공하고 있다. 우리는 시대변화에 민감하고 적응할 뿐만 아니라 지금이나 미래 시대 변화를 선도해 나가야 하지 않을까? 그 주체는 우리들의 청소년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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