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유대인 궐기대회

2009-10-24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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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우 (낫고카운티 정보기술국 부국장/KAPAC 회장)

2009년 9월 24일 정오에 올해도 JCRC의 주관으로 유엔본부 앞의 함마슐드광장의 전체 블락을 막아놓고 약 1만여명의 유대인들이 모여서 이란의 인권문제를 성토하는 거대한 궐기대회가 있었다. 평일 대낮에 뉴욕 맨하탄 한복판에 노인들도 아닌 일반 유대인들이 그렇게 많이 모여서 궐기대회를 한다는 것은 JCRC의 강력한 지도력과 유대인들의 결집력이 아니면 절대 불가능한 일이
다. KAPAC은 한인사회를 대표하여 4명이나 초대를 받았고, 본인은 연사로 초청을 받았다. 이날 연사에는 뉴욕주지사는 물론 줄리아니 전 시장, 노벨상 수상자등이 초대되었다.

이 자리에 끼어 보고자 단상아래 모인 많은 인사들이 다 내로라하는 정치인들이었다. 이들은 모두 연설문을 꺼내 놓고 읽는 연습을 하느라 난리들이었다. 나는 1만명의 유대인을 앞에 놓고 유일한 아시안으로서 내가 뭐라고 말을 해야 이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것인가 생각했다. 더구나 다음날 한국방문을 준비하느라 연설문을 준비할 시간조차 없었다. 나의 메세지는 간단했다. 한국국민은 일본제국주의의 폭압 속에서 20만이 넘는 어린여성들이 정신대로 끌려가 수도 없는 강간을 당하고 끝내 죽음을 당했으며, 1백만이 넘는 남자들이 징용으로 끌려가 노예노동을 한 아픈 과거가 있다. 내가 얼마 전 이스라엘을 방문하여 홀로코스트 뮤지엄을 가보았는데 매우 가슴 아픈 동병상련을 느꼈고 마음에 엄청난 충격을 받았다.


이 사실을 인정하려 하지 않으려는 이란 대통령을 이해할 수가 없다. 또한 얼마 전 레아라는 어린 소녀가 반정부 데모를 하다가 총에 맞고 피 흘리며 죽어가는 모습을 TV화면으로 보았는데, 한국도 민주화의 과졍속에서 수많은 피를 흘린 적이 있다. 그렇지만 이 피는 민주화를 염원하는 민중의 소망에 자양분이 되어 오늘날의 위대한 민주국가를 이루는데 근간이 되었다. 이란도 이와 같은 고귀한 피가 이란 민중의 민주화를 향한 염원에 훌륭한 자양분이 되어 인권을 존중하고 국민을 아끼는 자유민주주의 국가가 되리라고 확실히 믿는다. “사랑과 평화를 신봉하지 않는 종교는 인류를 위해 존재할 의미가 없으며, 자국민을 아끼고 살피지 않는 정부는 존속해야 할 가치가 없는 것이다. ” 이란의 자유민주주의에 신의 가호가 있기를 기원하며 연설을 마쳤다.

이들은 우레와 같은 박수와 찬사를 보내주었다. 이례적으로 행사를 주관 한 JCRC의 CEO인 Mike Miller가 직접 연단에서 내려와 고맙다고 악수를 청하는 것을 보고는 나의 메세지가 이들에게 힘있게 전달되었다고 느꼈다. 맨하탄의 힌복판에서 그 수많은 유대인 대중 앞에서 떨지 않고 할 말을 다 할 수 있게 훈련시켜준 한국의 사관학교 교육은 그야말로 오늘날 세계 최강의 정예군을 만든 한국 군교육의 정수임을 느끼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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