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기자의 눈/ 절반의 성공

2009-10-23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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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라(취재 2부 기자)

뭔가 어눌하고 왠지 씁쓸했다.
다른 행사도 아니고 시간 엄수가 철저해야 할 비즈니스맨과 정치인들이 모이는 자리인데 행사 시작이 당초 예정 보다 30여분이나 지체됐다.
정계 인사들을 초청해 마련한 자리인만큼 주최측이 행사 준비에 각별한 신경을 썼을법한데, 프로그램 시작부터 종료 때까지 행사를 주최한 의장과 사회자는 각자 있어야 할 자리를 수시로 들락날락 거리며 끊임없이 행사 진행에 대해 얘기를 나누는 모습이 청중들을 산만케했다.

지난 13일 뉴욕한인직능단체협의회 주최로 열린 ‘한인 비즈니스를 위한 지역 정치인들과의 만남’ 행사 얘기다.이날 행사는 한인 커뮤니티 스몰비즈니스 활성화를 위해 비즈니스 관계자들이 뉴욕 시와 주정부 정치인들을 만나 평소 애로사항을 전달하고 건의 및 요구사항을 전달하는 자리였다.이를 위해 한인사회에서는 직능단체협의회를 주축으로 네일협회, 미용인협회, 봉제협회, 식품협회 등 뉴욕 일원 17개 한인비즈니스 협회의 단체장과 퀸즈에서 사업하는 스몰비즈니스 업주들이 참석했다. 이들의 목소리를 듣기 위해 그레이스 맹 주하원의원과 토비 스타비스키·프랭크 파다반 주상원의원, 마크 웨프린·호세 페탈라 주하원의원 등이 참석했다.하지만 당초 참석 예정인 윌리암 톰슨 뉴욕시 감사원장을 비롯한 20여명의 정치인 중 정작 대변인을 보내지 않고 직접 행사장에 얼굴을 비친 정치인은 다섯 손가락에 꼽을 정도였다.


행사가 늦게 시작한 점, 어수선한 행사 진행, 당초 예정된 정치인들의 불참까지는 그럭저럭 넘어간다고 치자. 취재를 위해 두 시간 동안 행사 진행상황을 지켜보고 있노라니 답답하기 그지없었다. 이날 행사 취지가 뭘까 하는 의문이 들었다.한인 스몰비즈니스 업주들의 목소리를 정치인들에게 전달하는 것이 주목적인 이날 행사가 절반은 참여 정치인들의 자기소개로 진행됐고, 이후부터 본론에 들어갔다. 시간이 점점 지체되면서 행사 주최측은 각 협회장들에게 발언권을 먼저 준 다음 일반 참석자들에게 마이크를 돌리다 끝
내 행사를 급히 마무리 지었다.

기자의 눈으로 평가한 이날 행사는 평소보다 조금 많은 정치인들을 불러 모았다는 것만 놓고 볼 때 절반의 성공밖에 거두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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