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중국- 북한 외교관계는 변하고 있는가

2009-10-15 (목)
크게 작게
김일평(커네티컷 주립대 명예교수/정치학박사)

중국의 원자바오 총리는 지난 4일 평양에 도착했을 때 북한의 김정일 국방 위원장을 비롯 북한 고위관료의 대대적인 환영을 받고 북중 간의 혈맹관계를 다시 한 번 확인했다. 뉴욕타임스를 비롯하여 서방의 언론매체는 원 총리의 평양방문을 대대적으로 보도하고 매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중국의 원자바오 총리는 무엇 때문에 평양에 갔으며 북한의 지도자 김정일은 무엇 때문에 중국의 지도자를 그렇게도 진지하게 환영했는지 한번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 북한이 핵무기를 개발하기 시작하고 핵폭탄을 실험한 1990년 대부터 북한과 중국 사이에는 긴장이 고조되기 시작했다. 그리고 북핵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6자회담에서 의견 상충도 있었다.


북한은 중국인민공화국이 수립된 1949년 이후 60년 동안 중국의 안전보장을 받아왔다. 1950년 한국전쟁으로 미군과 유엔군이 압록강까지 진격해 올라갔을 때 북한은 풍전등화 같은 처지에 놓여 있었다.중국이 의용군을 파견하고 미군과 연합군을 퇴격시키지 않았더라면 북한은 붕괴하고 남북은 통일은 1950년에 이루어졌을 것이라고 예측하는 학자도 있다. 그러나 중국은 북한정
부의 붕괴를 막고 미국과 유엔군과 같은 외세가 한반도를 점령하고 한반도의 분단을 지속시키는 것을 적극 반대하고 있는 것이다.

한국전쟁을 통해서 북한은 중국과 북한의 관계를 ‘순치의 관계’ 라고 말했다. 즉 입술과 이처럼 서로 밀접한 관계라고 강조해온 것이다. 따라서 1961년에는 북중 간에 상호방위협정을 체결하고 중국은 북한의 안보를 지켜주고 북한의 미래를 보장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북한이 1960년대 중소분쟁 소용돌이 속에서 김일성주석이 주체사상과 자주노선을 선언한 이후 북중관
계는 변화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북한이 핵무기를 개발하기 시작하고 미사일 개발을 실험하기 시작한 1990년대 부터는 중국의 대북정책도 변화하기 시작한 것이다.

중국의 입장에서 볼 때 북한이 핵무기를 개발하고 한반도의 긴장이 고조되면 미국은 한국에 핵무기를 배치할 수 밖에 다른 방법이 없으며 한국도 자체 방위를 위해 핵무기를 개발하고 보유할 수 밖에 다른 방법이 없다는 논리에 도달한 것이다. 따라서 북한이 한반도의 비핵화를 바란다면 북한의 핵무기 개발을 중단하고 남쪽의 모든 헥무기의 도입과 개발도 동결시킴으로써 한반도의 핵무기 확산을 방지할 수 있다는 것이 중국의 논리이다. 미국의 입장에서는 북한이 핵무기 개발을 중단하고 한반도를 비핵화하는데 동참한다면 미국도
한반도에서 모든 핵무기를 철수 혹은 제거하고 남북한을 포함하여 한반도 전체를 비핵화 지대로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북한은 자체방위를 위해 핵무기를 개발하고 미사일을 발사하는 것이라고 주장해 왔다.

만일 미국 측에서 모든 핵무기를 한반도에서 철수하고 남북한을 비핵화지대로 만드는 협상에 참여하고 한반도 전체를 비핵화지대로 만들 수 있다면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에 공헌할 뿐만 아니라 6천만 한민족의 안전과 번영발전에도 큰 공헌을 할 수 있다는 것을 북한은 인식하기를 바란다. 한반도의 안전과 평화는 남북간 공동의 목표로 꾸준히 노력함으로 이루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미국의 오바마정부는 북한과 대화를 통해서 북핵문제를 해결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북한이 핵무기 개발을 포기하고 한반도의 평화정착을 원한다면 오바마정부는 매우 긍정적으로 받아들일 것이다. 한반도에서 전쟁을 피하고 평화통일을 달성할 수 있는 절호의 찬스를 놓치면 북한은 다시 또 후회할 것이다.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