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사설/ 한국인 살인자가 23명이라니…

2009-10-15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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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죄로 미국 교도소에 수감중인 한국인이 23명이고 이중 종신형 수감자가 15명이나 된다니 참으로 놀라운 일이다. 뉴욕총영사관에 따르면 뉴욕 및 뉴저지, 펜실베니아, 커네티컷, 델라웨어 등 관할 5개주내 지역 교도소에는 한국인이 총 49명 복역중인데 이 가운데는 강도(6), 강간(6), 폭행(10), 납치 및 감금(9) 이외 마약(3) 등에 관련된 수감자도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모두 영주권자 및 학생, 주재원 등 일시 체류자들이므로 시민권을 소지한 한인을 포함할 경우 교도소에 수감된 한국인의 숫자는 이보다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무엇보다 경악스러운 것은 남의 나라 땅에서 사람을 죽여 종신형을 받을 만큼 극한 사건을 저지른 한국인의 수가 20명이 넘는다는 사실이다. 무슨 동기로 이처럼 끔찍한 형을 선고받았을까 생각하면 가슴 아픈 일이 아닐 수 없다. 더 안타까운 것은 이들이 조금만 위기를 잘 넘겼다면 얼마든지 이와 같은 중죄를 범하지 않을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살인죄로 종신형을 받고 수
감 중인 한국인의 거의 대부분이 폭행치사 및 과실치사가 원인으로 분석됐기 때문이다.

극한 상황 시 지혜롭게 잘 대처만 했어도 이국땅에서 안타깝게 범죄자가 되는 일은 없었을 것이다. 다시 말하면 정해진 미국법을 잘 준수하며 조심스럽게 살았다면 이런 끔찍한 범죄에 휘말려 패가망신하는 일은 없을 수도 있었다는 이야기다. 순간적인 감정이나 법을 준수하지 않는 생활은 대형사건의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우리는 확실히 생각해 봐야 한다. 한순간의 실
수나 잘못으로 미국까지 건너와 교도소에서 보내는 일은 없어야 한다.
제도나 문화, 언어가 달라 문제가 나기 쉬운 미국에서 특히 요즘처럼 경제까지 어려운 상황에서는 더욱 대형 사건이 일어날 소지가 많다. 한국인들의 각별한 자제가 요청되는 이유다. 미국에서 한번 범법자로 낙인찍히면 아메리칸 드림은 그때부터 물거품이 된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범죄에 말려들지 않으려면 무엇보다 이웃이나 타 인종 간에 마찰이나 갈등의 요소를 만들어서는 안 될 것이다. 또 철저한 준법정신이 필요하다. 미국은 법을 어기기 시작하면 점점 생활이 복잡해지게 된다. 이 또한 대형범죄의 주요 요인이 될 수 있다. 마음과 정신을 가다듬고 미국의 법에 따라 질서있게 사는 것만이 미국생활에 문제가 없다는 사실을 이번 기회 한인들은 명심해
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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