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기자의 눈/ 음악을 통한 이웃사랑

2009-10-14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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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수 (취재 1부 차장)

‘할렐루야’, 헨델의 오라토리오 ‘메시아’ 2부(수난과 속죄)의 마지막 합창곡이다. 워낙 유명한 곡이라 멜로디가 대중화 돼있고 이 곡이 시작되면 누가 먼저랄 것 없이 모두 자리에서 일어난다. 이처럼 ‘할렐루야’는 오라토리오 ‘메시아’의 백미로 기독교 음악의 상징과도 같은 곡으로 자리매김 했다. 하지만 헨델의 오라토리오 ‘메시아’가 지금껏 사랑을 받는 또 다른 이유는 ‘메시아 연주회’를 통한 이웃사랑의 전통이 250년 넘게 이어져 오고 있기 때문이다.

1742년 더블린에서 열린 메시아 연주회 초연은 자선음악단체인 ‘필하모닉 소사이어티’의 초청으로 이뤄졌다. 어려운 이웃들에게 나눔의 사랑을 전한 첫 번째 ‘메시아 연주회’의 전통은 후대로 이어져 대부분의 메시아 연주회가 ‘자선 음악회’로 열리고 있다. 이처럼 ‘메시아 연주회’는 음악을 통한 사회참여의 한 형태로 음악의 순 기능이 빛을 발하는 소통의 장이 되고
있다. 한인사회에도 이 같은 음악회가 여럿 있다. 뉴욕예술가곡연구회(회장 서병선)가 10년간 한 해도 거르지 않고 개최한 ‘탈북난민돕기 기금모금 음악회’나 사랑의 터키재단(대표 전상복)이 7년째 열고 있는 ‘북한 · 연변 어린이를 위한 사랑의 자선음악회’, 뉴욕권사선교합창단(단장 이은숙)의 ‘불우이웃돕기 정기연주회’ 등은 ‘메시아 연주회’의 이웃사랑의 전통이 그대로 이
어진 음악회로 인류애가 실천되는 자리가 되고 있다.

특히 지난 11일 열린 뉴욕권사선교합창단의 ‘제8회 정기연주회’는 음악을 통해 소외된 한인들을 돌아보는 시간으로 마련, 많은 감동을 전했다.
‘한인사회의 숨겨진 불우이웃을 찾아 그들에게 희망을 전한다’는 사명감으로 매년 정기연주회 수익금을 불우이웃들에게 전달하고 있는 뉴욕권사선교합창단은 이번 연주회를 통해 변함없는 사랑의 앙상블을 선사했다. 각 교회의 중직으로 교회를 섬기고 있는 권사들이 주축이 된 뉴욕권사선교합창단은 양로원 노인들과 노숙자, 장애우를 위한 공연 등을 수시로 개최, 소외된 한인 및 지역주민들에게 그리스도의 나눔의 사랑을 실천, 사랑의 메신저가 되고 있다. 음악의 순 기능이 빛을 발하는 음악회가 더 많이 열리는 추수의 계절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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