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크리스찬의 브랜드

2009-10-13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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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현숙(프린스턴 참빛교회 목사)

브랜드를 단다는 것은 한 집단이 외부에 자기를 알리고 차별화하고 상징화하는 방법들을 말한다. 국가 브랜드에 대한 이미지는 다른 나라 국민들에게 잘 보이는데 주력하지만 자국민이 보는 이미지를 향상시키는 프로그램을 창안하는 것도 동일하게 중요하다. 장기적으로 보아 국가는 자국민 개개인들을 통해서도 인식되기 때문이다.이와 같은 안목을 신앙 공동체에 도입해 보는 것도 의미있는 일이다. 한국 기독교가 사회적 신뢰도와 호감도가 떨어지는 원인을 브랜드의 격하라고 볼 때 그 주 요인을 소프트 파워의 빈곤으로 볼 수 있다. 그러면 기독교 사회 안에서의 소프트 파워는 무엇인가? 정직성과 공정성과 연대의식이다.

한인 기독교 사회 안에서의 문제는 세상을 의식하여 기독교 브랜드의 대외적 이미지에 너무 치중하여온 나머지 대내적인 문제의 노출을 금기시 묵인해 온데 큰 원인이 있다고 본다. 여기에 한국의 뿌리깊은 남성 우월주의의 전근대적 사고가 성직에 대한 신성화와 맞물려 그 불균형한 힘의 분배의 틈을 타고 사회적 마이너리티인 여성에 대한 다양한 형태의 음성적인 차별이 만연화 되어왔다. 오랜 세월 익명의 만장일치된 어떤 묵계는 곧 어떤 문화로 정착하게 되며 그 어
떤 문화는 어떤 종류의 음성적 문제를 늘 안게 되기 마련이다. 내부적인 신뢰가 무너진 그룹사회-자체적인 브랜드 이미지가 실추된 그룹은 스스로 서지 못하며 장기적인 안목에서 큰 손실을 피할 수 없을 것이다.


또 다른 이유는 기독 사회가 대내적으로 너무 개 교회적이고 경쟁적이라는데 있다. 지도자들이 내 교회주의를 버리고 서로 간에 정말 하나님 나라를 함께 지어 간다는 순수한 그리고 호의적인 동역자적 유대감을 품고 있는지 아쉬움을 느낄 때가 많다. 유기적인 생명의 줄로 연결되어야 하는 개 교회간의 유대가 실종되다 보면 전체 교회사회의 브랜드 이미지는 대외적으로 점점 낙후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진화 심리학자들은 서로 돌보고 협조하는 개인들로 구성된 단체는 서로 경쟁하거나 무시하는 개인들의 집단보다 그룹으로서 훨씬 많이 생존한다는 결과를 밝혀냈다. 성공적인 그룹은 각 개인이 최고자가 되려하여 모든 사람을 배척하는 그룹보다 괄목할 만 하게 자주적으로 영향을 끼친다는 것이다..과학적 연구 결과가 그러할진대 하물며 이 모든 것을 포괄하며 뛰어넘는 영적 세계에서야 불문가지가 아니겠는가?

크리스찬은 세상에 빛과 소금의 직분을 감당하고 주님의 지상명령을 수행해야 할 사명을 가진 자들로서 교회의 대내외적 브랜드와 이미지 개선을 위하여 진정한 연대의식과 공감도를 새롭게 강화하여야 한다. 타 교인, 타 목사, 타 교회의 문제와 아픔을 제 교인, 제 목사와 제 교회의 문제와 아픔처럼 함께 느끼고 고민하며 도우려는 진실된 열정을 회복해야 한다. 그럴 때 한인 교회가 바로 서고 우리의 자녀들에게 떳떳한 교회 사회의 문화와 존귀한 신앙유산을 물려줄 수 있을 것이다. 20세기 초 윌리람 랄프 잉게의 말처럼 “사회는 어떤 일들의 진정한 부모이며, 아이의 성격에 영향을 미치는 적시는 아이가 태어나기 전 약 백년간이다” 라는 메시지가 절실히 다가오는 한인교계의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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