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칼럼/ 코리안 퍼레이드

2009-10-03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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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욱 객원논설위원

5천년 유구한 역사의 자랑스러운 한국문화를 미국 속에 소개하는 코리안 퍼레이드가 오늘 화려하게 펼쳐진다. 세계의 중심지 뉴욕의 심장부인 맨하탄 한 복판에서 뉴욕한인회 주최, 뉴욕한국일보 주관으로 개최되는 퍼레이드는 올해부터 브로드웨이가 아닌 6 애비뉴 42가에서 23가까지 정오부터 2시간 동안 진행된다.

코리안 퍼레이드와 함께 한인 타운인 맨하탄 32가 브로드웨이와 5 애비뉴 사이에서는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야외장터가 흥겹게 열린다. 야외장터에는 전주시에서 편의식으로 개발된 즉석 야채 비빔밥 200명분의 무료 시식 이벤트를 비롯해 외국인 참관객들이 직접 참여하는 아마추어 비빔밥 만들기 경연대회도 열린다. 그 뿐만 아니라 홈메이드 식품업체에서는 분말 형식으로 개발된 불고기 소스 시식회를 열고 참관객 100명분의 샘플을 나누어주기도 한다. 이밖에 한인 식당들과 사업체들이 참여해 각종 먹거리와 볼거리를 제공한다. 시골 장날이나 옛적 초등학교 운동회를 연상하게 하는 야외장터는 많은 외국인들이 찾아와 이색볼거리도 보며 한국 음식을 즐긴다.


이렇듯 한국 전통놀이가 선보여지는 32가엔 특설 야외무대가 설치된다. 이 야외무대에서는 흥겨운 연예인들의 노래잔치와 예선에 통과한 동포들의 노래대회 등이 2시부터 6시까지 열린다. 출연진은 청사초롱과 이송희무용단의 국악공연 그리고 박봉구, 블루&파이터의 퓨전재즈 공연 등이며 TKC-TV가 주최하는 열린노래자랑으로 이어진다.

한편 퍼레이드에는 화려한 꽃차의 행렬이 이어지고 곱게 한복을 차려입은 어린이들의 행진이 계속된다. 부채춤을 비롯한 각종 한국 고유의 춤과 농악 등으로 외국인들에게 마음껏 한국 문화와 전통을 알리게 된다. 또한 각종 무술을 익힌 무도인과 제자들이 나와 입에서 불을 뿜으며 그들의 장기를 자랑하기도 한다. 특히 2007년부터 선보인 조선시대 왕궁 수문장 행렬과 육군 취타대 및 어가행렬 그리고 지난해 선보인 세계 최초의 철갑선인 거북선 모형 행렬 등은 다시 한 번 코리안 아메리칸의 위상을 높이는 계기가 될 것이다. 또 축구 묘기의 프리스타일 세계 2인자인 전권씨가 참여해 그의 묘기를 보여준다.

거슬러 올라가 1980년 10월18일 개최된 제1회 코리안 퍼레이드는 행진 참가인원만 1,500여명이었으며 2만 여명의 동포들이 보러 나왔다. 외국인을 포함한 전체 관람 인원은 6만 여명이나 된다. 당시 뉴욕 주지사인 휴 케리는 한국의 개천절인 10월3일을 기준으로 매년 10월 첫째 토요일을 ‘뉴욕주 한국의 날’로 선포했다. 1993년 제14회 코리안 퍼레이드 때는 참가인원 5천명이었으며 연도별 관람인원은 20만 명으로 추산됐다. 관람객이 제1회 때보다 약 3배로 늘어났다. 제29회째가 되는 금년 퍼레이드는 년도 별 증가숫자로 보아 관람객만 약 40만 명이 될 것이다. 특히 125개 단체가 참여했던 지난해보다 더 많은 단체들이 참여해 역사상 최대의 퍼레이드가 될 것으로 보인다.

퍼레이드 참가단체는 다양하다. 노인단체. 전우회. 국악단체. 무용단을 포함한 문화단체. 종교단체. 교육단체로 한국학교 및 미공립학교와 대학. 무술단체를 포함한 스포츠 단체. 각종협회의 봉사단체. 직능단체. 금융기관. 동창회. 향우회. 입양단체. 건강관리재단. ROTC 문무회와 뉴욕한인회를 비롯한 각 지역한인회 등이 참여한다. 코리안 퍼레이드는 미국사회 속에 한민족의 긍지와 자부심을 높이고 한인사회의 성장세를 보여주는 가운데 한인동포들의 갈등해소와 단합을 가져오는 가장 큰 역할을 한다. 범 동포적으로 진행되는 이 퍼레이드는 미동부의 한인 행사 중 가장 큰 축제로 이제는 뉴욕과 뉴욕을 찾아 온
전 세계 관광객들에게 없어서는 아니 될 큰 문화 잔치로 자리매김했다.

이민자와 소수민족으로 문화와 언어의 갈등을 갖고 힘겹게 미국에서 살아가야만 하는 우리 한민족. 그러나 우리는 모든 역경을 이기고 이 땅에서 승리자가 되어야만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리의 2세와 3세들에게 우리의 전통과 문화를 알려야 하며 전승시켜야만 한다. 조국의 얼과 문화를 이 땅에 심는 코리안 퍼레이드 축제에 우리 모두 참가해 우리의 조국을 마음껏 빛내는 날로 만들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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