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영부인의 오찬

2009-09-29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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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세종(한국전 참전군인 LI중앙회 대민담당)

60여년 전 한국전쟁에 참가한 미 참전용사들은 이들이 바친 대가를 바라는 흔적은 찾을 래야 찾아 볼 수가 없다. 그러나 단 한 가지 그들이 소중하게 여기며 우리로 부터 가장 듣고 싶어하는 말은 오로지 ‘감사합니다’라는 한마디 뿐이다.

이렇게 평생을 두고 소중히 여기는 정성어린 말을 그들은 이번 한국의 영부인 김윤옥 여사로부터 듣고 감개무량한 눈물을 흘렸다. 이것이 바로 그들이 바란 마음의 전달이 아니었을까.영부인과 함께한 이날 오찬에 앞서 이들은 “첫째: 오늘의 한국이 경제 강대국으로 존재하게끔 공산주의로 부터 지켜준 ‘감사’ 둘째: 당시 세 살 난 어린이었던 이 목숨을 지켜줘 60년이 흐른 오늘 당신들과 함께 할 수 있어 ‘감사’ 셋째는 변함없는 우호국으로 항상 있어 줘 ‘감
사’에 고개 숙여 남은 여생을 대한민국을 위한 홍보대사로서 그 역할을 충실히 할 것을 굳건히 다짐하는 모습이었다.

영부인은 단지 ‘감사합니다’라는 말 한 마디로 구천에서 맴돌며 해매는 무려 5만 3,000여명의 혼을 달래 줬으며 그들의 죽음에 ‘빚’을 갚는 동시에 잊혀져가는 우리 6.25 참전 노장용사들에게 ‘보람’과 ‘자부심’을 안겨 주었다. 이날 보여준 영부인의 따뜻한 마음이 이들의 가슴속에 깊이 남아 참전용사들은 이날의 오찬을 기억하며 뿌듯한 여생을 보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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