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빈부가 공존하는 뉴욕

2009-09-21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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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비 배(CCM 의료재단 홍보의사)

자고 일어나면 온갖 미디아에서 매일 조금도 틀리지 않고 똑같은 내용의 기사를 떠들어댄다.

“내년 초에 실직율이 10%에 이를 것이다. 1930년대 공황 이래 최대에 달라는 빈곤이 몰아칠 것이며 1997년 12월에 시작된 경제침체, 경제후퇴, 디프레션이 좀체 나아질 기미는 보이지 않는다.” 뉴욕시장이 통괄하는 불룸버그 통신이 하루 걸러 인터넷신문에 올려놓는 기사다. 미국 최고의 경제지 월스트릿이 9월 중순에 발표하길, “정부가 시도한 경제일환의 추세로 잠시 동안 집값이 올라가고 있는 것 같이 보이나, 내 손에 장을 지져라. 내년에는 집값이 25%가 떨어질 것이다” 그렇게 되면 올해 집을 산 사람들은 미국 속담에 있듯 하늘에서 떨어지는 칼을 잡으려다 손을 비게 되는 것 아닌가?


거기다 한 술 더 떠서 유명 경제지 월스트릿은 “일반대중의 미국민 수입이 약 5만 달러 선인데 인플레이션이 심해 빈곤 수치가 극도로 올라 소비자들은 움츠러들어 생필품 이외의 돈을 쓰지 않고, 경제적인 악순환의 여파로 1997년이후 70만명이 건강 보험을 해약하기에 이르렀다.” 어찌 보면 혹 떼러 갔다 혹 부치고 오는 격이 아닌가? 조그마한 땅 덩어리에서 비집고 살던 한으로 미국에 와서 내 집은 한국에서 가져온 현금으로 다 사고 순순히 은행에서 대출을 잘해주니 웬 떡이냐 싶어 금방 대박 터진 줄 알고 욕심이 나 빌딩사대다 무너진 우리 한인 이야기를 뉴욕타임즈에서도 떠들어댄다.

피곤한 머리를 쉬려고 신문을 읽거나 TV를 보면 노상 해대는 소리가 지구가 내일 당장 무너질 듯한 소리다. 결국 가진 자가 더 가지려고, 더 좋은 차 타려고, 더 좋은 옷 입고 뻐기려고, 더 좋은 집에 살면서 일가친척과 친구들에게 자랑하려고, 요란한 파티 해대다 마냥 크레딧 카드 그어대다가 우리 모두 이 지경을 만들고 말았다. 우리가 만든 이 상황이 주변 생활에서도 현저하게 표출되기 시작한다. 월스트릿은 무너지고 중산층이 없는 ‘투 티어스’ 계급만이 형성하는 현 사회에 가진 자들의 층에서 안가진 자들 쪽으로 많은 사람들이 밀려가고 있다. 현재의 우리 생활은 가진 자들의 천국이지만 동시에 가지지 못한 자들의 천국이라고도 할 수 있다. 가진 자들이 낸 세금으로 많은 가지지 못한 자들을 받치며 서로 공존해가며 문화, 경제, 과학의 르네상스를 구축해 낸다. 수많은 복지시설과 자선단체들은 어떤 시대에 비해 월등히 덜 가진 자들을 감싸고 살아나간다.

그 한 예로 다른 대도시에 비해 의료제도가 15년정도 앞서가는 뉴욕의 시스템은 복지시설의 우수한 수준의 한 결과이며 그로인해 갖지 못한 자와 노약자들은 뉴욕을 잘 뜨지 않는다. 그래서인지 뉴욕의 삶의 양면성은 이렇게 떠들어 대는 소용돌이 속에서도 오직 평안스럽게 존재하는 사람들을 많이 보게 된다. 덜 가진 자들 대부분 그리고 메디케이드 수혜자들이다. 이들은 현실에 순응하며 더 가지려고 애를 쓰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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