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칼럼/ 하루하루의 즐거움

2009-09-19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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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욱 객원논설위원

어떻게 해야 하루하루를 즐겁게 살아나갈 수 있을까. 참으로 쉽지 않은 질문이다. 오늘 하루가 즐겁고 또 내일 하루가 즐겁다. 그리고 또 모래가 즐겁고 글피가 즐거운 날이다. 앞으로 오는 모든 날들이 즐거운 날이라면 그게 바로 천국에 사는 것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이렇게 죽을 때까지 계속 즐거운 날이라면 얼마나 살맛이 나겠는가.

그런데 삶이란 그렇지가 못하다. 그것이 우리들 인생의 문제라면 문제다. 그렇다면 왜 사람들은 늘 즐겁게 살아가지 못하는 걸까. 욕심 때문이다. 참으로 간단한 대답이다. 이 욕심이란 덩어리가 우리들 인생의 마음에 웅크리고 있는 한 인생은 즐거운 삶이 계속될 수가 없게 된다. 거짓말 같지만 사실이다.
그러면 욕심을 없앨 수는 없을까. 욕심만 우리들 마음에서 사라지게 한다면 늘 즐거운 날이 될 텐데 말이다. 이것도 대답은 간단하다. 없애 버릴 수가 없다. 우리들 인생이 살아 있는 한, 호흡을 하는 한 욕심이란 덩어리를 없애버릴 수가 없다. 왜냐하면 우리들 인생이 가지고 살고 있는 몸 덩어리 자체가 욕심 덩어리이기 때문이다.


여기서 우리는 또 하나의 답을 쉽게 얻을 수 있다. 우리들이 갖고 있는 몸 덩어리 자체가 욕심이라면 욕심을 없애버리려면 우리의 몸 덩어리를 없애면 된다. 그러면 욕심도 없어지게 된다. 그렇다면 몸 덩어리를 없애는 것은 무엇을 뜻하는가. 이 또한 답은 간단하다. 바로 죽는 것이다. 죽어 몸 덩어리를 없애 버리는 것이다. 그런데 죽으면 어떻게 하루하루를 즐겁게 살아갈 수 있나. 죽으면 세상의 삶은 마지막인데, 그것으로 끝나는 것인데 즐거움은커녕 모든 것이 다 수포로 돌아가는 것이 아닌가. 그렇다. 죽는 길은 우리들 인생을 즐겁게 해주는 정답이 절대로 될 수 없다. 죽지 않고 살아서 인생의 하루하루가 즐거운 날이 되어야지 죽으면 뭣하나. 남는 것도 없는데.

인생들 중에 가장 어리석은 인생들이 있다. 지난 과거에도 있었고 현재에도 있고 앞으로도 있을 것이다. 죽으면 모든 것이 끝난다하고, 불행이 없어진다고 생각하여 자살을 택하는 인생들이다. 스스로 목숨을 끊어 이 세상을 이별 한다 해서 즐거워지는가. 절대 아니다. 오히려 남아있는 식구들만 더 불행해지게 만들고 만다. 요즘 한인사회 일각에서 벌어지고 있는 자살 사건을 보면 안타까울 수밖에 없다. 대부분의 자살은 민생고가 곁들여 있거나 치정이 연관돼 있음을 본다. 자살은 최선의 해결책이 아니다. 절대로 자신의 목숨을 함부로 버려서는 안 된다. 죽음까지도 택할 용기가 있다면 그 용기를 가지고 더 굳세게 살아가야 되는 것 아닌가.

그렇다. 죽지도 않으면서 욕심덩어리인 우리들 몸을 가지고 세상을 즐겁게 살아가야만 한다. 그러면 그 비법은 없을까. 있다. 욕심을 줄이며 사는 방법이다. 욕심덩어리이긴 하지만 우리들 몸을 없애버리면 세상사는 즐거움 또한 없어져 버린다. 몸 안에 들어 있는 마음이 있어야 즐거움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욕심을 줄여 사는 방법은 구체적으로 무엇이 있을까. 현재에 만족하며 사는 삶이 욕심을 줄여가는 방법 중 가장 큰 것이 될 수 있다. 과거에 미련을 두지 말고 미래에도 큰 그림을 그리지 말며 현재 있는 그대로에 만족하면서 살아가는 것이다. 이렇게 살게만 된다면 욕심을 줄이고 즐겁게 살아가는 것이 될 수 있다.

그렇다면 현재 불행하게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은 어떻게 해야 하나. 불행이란 잣대를 자신의 잣대에서 옮겨 자신보다도 더 불행하게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을 생각해야만 한다. 지금 지구상에는 하루에 1달러로 살아가는 절대 빈곤층이 20억 명이나 된다. 그리고 그 1달러가 없어서 굶어 죽어가는 사람들은 또 얼마나 많은지 아는가.즐겁게 살아갈 또 하나의 방법이 있다. 자원봉사다. 자원 봉사하는 것만큼 마음을 즐겁게 해주는 것도 없다고 한다. 자원봉사를 원하는 곳은 많다. 스스로 봉사할 곳을 찾아 남을 도우며 사는 길이다. 욕심덩어리인 우리들 몸을 자원봉사를 통해 힘을 쏟아 버리는 것이다. 자살 같은 것은 꿈에도 생각 말아야 한다. 아무리 어려운 역경에 처해 있다 하여도 반드시 해치고 나갈 길은 있다. 찾지 못하고 있을 뿐이다. 그 길을 찾기 위한 노력은 해야만 한다. 즐거운 하루하루가 모여 일평생이 된다면 그 인생 자체가 천국임을 누가 부인하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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