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예비선거불참은 권리의 포기

2009-08-29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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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 정 (유권자 권리 코디네이터)

뉴욕에서 매년 실시되는선거는 유권자들이 투표를 통한 정치력을 행사하는 좋은 기회다. 그런데 아직도 많은 유권자들이 예비선거의 중요성을 모르거나 예비선거와 본선거의 차이를 명확하게 이해하지 못한다. 게다가 예비선거의 참여율도 저조하고 정당 등록을 하지 않아 예비선거에 참여할 길이 원천 봉쇄된 상태다. 많은 유권자들이 시민적 권리이자 의무인 투표권을 행사하기 위해 본 선거 투표장으로 향하지만 이는 전체 선거과정의 절반에 불과하다.

합리성과 불합리성이 공존하는 미국의 선거제도는 유권자에게 두 번의 투표기회를 부여하고, 따라서 예비선거가 본 선거 못지않게 중요하다는 사실을 의미한다. 청년학교가 매년 실행하는 뉴욕시 한인 유권자 집계와 분석에 따르면 한인 유권자의 정당 등록율이 일반 유권자에 비해 8% 정도 떨어진다. 미국 선거제도에 익숙하지 않고 정당 등록의 중요성을 잘 모르는 이민자 커뮤니티의 현실을 감안하면 어느 정도 예상된 결과다. 그럼에도 모든 선거과정에 참여해 주민들이 진정 원하는 정치인을 선출하는 참정권 행사는 참으로 중요하다.


유권자는 언제든지 정당에 등록하거나 소속 정당을 바꿀 수 있다. 불행히도 2009년 예비선거에 참여할 수 있는 정당등록 완료 기간은 지났지만, 뉴욕은 매년 선거가 실시되는 만큼 다음 기회를 위해 정당 등록을 할 필요가 있다. 대부분의 선거가 그렇지만 특히 지역선거는 예비선거의 판세가 곧 본선거의 결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결국 유권자들이 실제로 투표력을 발휘해 지역을 대표하는 정치인을 선택하는 결정적인 기회는 본 선거 보다는 예비선거에서 주어진다. 아울러 금년의 시선거와 같은 지역선거는 예비선거에서 미세한 득표 차이로 당락이 결정되기 때문에 유권자들의 투표가 중요하다. 뉴욕이 가진 정치구도의 특성상 한 석의 공직을 놓고 모든 후보가 오직 한 정당의 예비후보로 출마하는 현상이 전혀 특별한 일이 아니며 예비선거가 사실상 최종 당선자를 결정하는 예를 숱하게 보게 된다. .

이런 까닭에 정작 유권자가 본 선거를 맞아 투표소에 가면 투표용지에 단 한 명의 후보자 이름만이 기재된 상황도 발생한다.
만약 본선거의 투표용지에 단 한 명의 후보만이 존재한다면 이는 유권자에게 선택권이 전혀 보장되지 않은 선거다. 이런 경우 본 선거에서 유권자는 이미 예비선거에서 결정된 선택을 강요받는 처지가 된다. 때론 예비선거가 본선거보다 유권자의 선택권이 제대로 보장되는 중요한 선거이며 정당등록이 왜 필요한지 설명하는 대목이다. 투표를 하는 가장 큰 이유는 커뮤니티가 처한 어려움을 이해하고 주민들의 요구를 수용해 이를 올바른 정책으로 관철시킬 정치인을 선출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유권자가 본인의 투표력과 선택권을 스스로 제한하거나 다른 사람의 결정에 맡겨 버리는 우를 범해선 안 된다. 바로 이 점이 예비선거의 불참은 권리의 포기라는 뜻이다.

시장과 시의원을 비롯한 시정부 기관에서 봉직할 각 정당의 주요 선출직 공직자 후보를 결정하는 예비선거가 오는 9월 15일에 실시된다. 투표시간은 오전 6시부터 9시까지이며 선거에 관한 자세한 문의는 청년학교의 유권자 핫라인을 이용하면 된다. 정당에 등록한 유권자는 예비선거에 빠짐없이 참여하여 한인 커뮤니티 정치력 신장에 기여하길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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