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나르 국제음악제를 세계적인 뮤직 페스티벌로 끌어올린 백건우 음악감독.
건반 위의 시인, 구도자적 연주자로 불리는 재불 피아니스트 백건우씨가 올 여름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다. 올해 20주년을 맞는 디나르 국제음악제(The Festival International de Musique de Dinard) 때문이다. 디나르 음악제는 내실 있는 연주로 유럽에서 명성을 쌓아온 프랑스 서부의 대표적 음악제로, 백건우씨가 지난 15년간 음악감독을 맡아왔다.
15년간 음악감독 맡아 프랑스 서부 대표 음악제로 키워
오는 8~22일 20주년 기념 세계 각국 연주자 초청 공연
원래 이 음악제는 1989년 디나르에 살던 스테판 부테라는 젊은 음악 애호가에 의해 시작됐다. 백씨는 자신의 음악을 지극히 사랑했던 부테의 요청으로 초기에 두어 번 연주자로 음악회에 참가한 적이 있는데 1994년 부테가 34세 나이로 돌연 세상을 떠나자 가족들과 음악제 조직위원회측이 백건우씨에게 음악감독을 맡아달라고 부탁했다.
당시만 해도 적자투성이의 무명 음악제였던 디나르 음악제는 백씨가 10여년 간 아무런 대가 없이 이끌어오는 동안 유럽 각국 연주자들이 서로 참가하고 싶어 하는 수준 높은 음악제로 발돋움했다. 이런 사연이 있는 음악제이니만큼 20주년을 맞는 감회가 남다른 것은 당연하다.
백건우 감독은 8일부터 22일까지 열리는 10회의 콘서트를 세계 각국의 연주자를 초청한 유니버설 축제로 꾸몄다. 또한 연주곡들도 클래식과 로맨틱으로부터 20세기와 21세기를 총 망라한 작곡가들의 곡으로 선정했으며 그 자신이 2회의 콘서트에서 연주한다.
특히 디나르의 개막연주는 바닷가 야외공연장에서 열리는 무료공연으로 매년 2,000명 이상이 참석하는 것으로 유명한데, 올해는 8월6일 폴란드 출신의 작곡가 겸 지휘자 크리츠토프 펜데레츠키가 브리타니 오케스트라를 지휘하는 가운데 백건우씨가 펜데레츠키의 피아노 협주곡 ‘부활’을 협연하는 프로그램으로 음악팬들의 기대를 모으고 있다.
펜데레츠키가 2001년 쓴 이 곡은 그해 일어났던 911 테러에 대한 감정을 표현한 곡으로, 세계의 침묵과 함성과 고통, 그리고 궁극적인 희망을 감동적으로 묘사하여 큰 반향을 불러일으킨 바 있다.
올해 디나르 음악제에는 타니아 브라크, 그레고리오 나르디, 후세인 세르멧, 압델 라만 엘 바차, 호아퀸 아추카로, 그레데릭 프랑소아 기 등이 출연하며, 백건우 감독은 개막공연 외에도 14일 바이얼리니스트 추 베라(Tsu Vera), 첼리스트 맨프레드 스틸츠와 함께 협연한다.
또한 22일 열리는 폐막 공연은 러시아 출신의 피아니스트 미하일 루디와 배우 로빈 레누치가 야나첵의 음악과 함께 카프카 ‘밀레나에게 보내는 편지’를 읽는 특이한 형식으로 진행된다.
2009 디나르 페스티벌은 겸손하고 열정적인 매너로 팬들을 사로잡는 피아니스트 백건우가 그의 순수한 영혼과 열정의 무대로 깊은 감동을 선사할 음악제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정숙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