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변화

2008-12-04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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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텔레비전의 게임 쇼에서 사회자가 출연자에게 출제 된 문제의 행운의 상자를 정하는데, 주어진 A,B,C 세 개의 상자 중, 한 상자에만 그 상품이 들어있다면서 고르라고 말하자, 출연자는 A상자를 선택하였다.

그러자 사회자는 나머지 두 상자 중, C상자를 스스로 열어 보였는데 그것은 빈 상자였다. 그러므로 이제 A와 B, 둘 중의 하나가 행운의 상자인 것이다.

사회자는 출연자에게 이제 A와 B중 한가지가 행운의 상자인데 현재 정한 A상자를 그대로 고수할 것인가 아니면 B상자로 바꿀 의사가 있느냐?라고 물었다.


이때 과연 출연자는 그가 처음 정한 A상자를 그대로 고수하는 것이 낳을까? 아니면 답을 B상자로 바꾸는 것이 확률이 더 높아질까? 대답: 얼핏 보기에는 현재의 A상자를 그대로 고수하거나 또는 B상자로 바꾸거나 확률상으로는 별 차이가 없어 보이지만, 사실은 B상자로 바꾸는 것이 더 높은 확률을 갖게 된다.

왜냐하면 A상자를 고수하는 것은, 처음 A상자를 선택할 때의 확률인 A,B,C 세 개 중 한 개를 선택한 3:1의 비율에서 시작한 것이 그대로 변함없이 진행되어 내려 온 것이 되지만, 그것을 B로 바꾸는 행위는 나중에 A,B 두 개 중 한 개인 2:1의 상황에서 새롭게 선택하는 더 높은 확률의 혜택을 누리는 행위가 되기 때문이다.

미국역사상 최초의 흑백 대립으로 미국은 물론 온 세계인의 관심을 끌어온 2008년도 미국의 대통령 선거가, 처음부터 줄기차게 변화를 외쳐 온 오바마의 압도적인 승리로 마감되었다.

1609년, 미국 최초로 흑인들이 버지니아 주에 노예로 끌려와서 도착한 이래 400년 만에 마침내 첫 흑인 대통령이 탄생한 것이다.

이제 미국은 큰 용기를 발휘하여 여러 가지 면에서 커다란 변화를 선택하였다. 대통령의 선거를 확률게임에 비교하는 것에 어폐가 있다고 항의할 독자도 있겠지만, 어쨋든 미국인들은 변화를 선택하였고 그것은 미국의 보다 더 낳은 미래를 위한 확률에 있어서도 유리한 선택을 한 셈이다.

그리고 우리가 선택한 변화는 그저 막연하게 변하기를 바란다고 해서 되는 것이 아니고, 선택의 용기가 필요하며 그에 따른 행동이라는 도전이 필요한 역사적이고 위대한 선택이며 역동적인 변화이다.

그런 점에 있어서 미국은 다른 어느 나라보다도 변화와 발전에 능동적이고 유연한 장점을 가지고 있다. 예를 들면 한국의 경우에는 5천년 이라는 긴 역사가 만들어낸 인습과 전통, 그리고 그에 따른 각종 혈연, 지연, 그리고 학연에 얽힌 문화와 인간관계의 무게와 깊이, 그리고 또 세계의 4강이 각축을 벌이는 반도라는 지정학적인 위치 때문에, 능력 있는 새로운 지도자가 나타나 아무리 변화를 외쳐도 쉽게 변화하기가 어렵지만, 미국은 상대적으로 건국역사가 짧고 또 건국정신도 실용적이며 간단명료하여, 필요한 때 필요한 만큼 변화하면서 신속하게 위기에 대처하는 방법을 국민들이 잘 알고 있다.


그리고 국민들이 그러한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고 오히려 도전과 개척의 정신으로 이해하고 받아들여 나름대로 자신들의 훌륭한 역사를 만들어 나아가고 있다.

아마도 미국의 이러한 국민성이 미국을 세계 유일의 초강대국으로 올라 서게 한 저력이며 국력인지도 모르겠다. 미국역사상 최초의 흑인 대통령인 오바마가 앞으로 4년간 어떠한 변화와 역사를 미국민들과 세계인류 앞에 펼쳐 나아갈지 걱정과 염려보다는 오히려 기대와 흥분으로 바라본다. 아니 그는 미국 최초의 흑인 대통령으로서 이미 주류든 소수민이든 우리 미국인들의 의식과 생활에 긍정적이며 역동적으로 변화되는 역사를 보여주기 시작하고 있다. 변화는 용기와 도전이 필요한 진화이고 발전이며, 우리에게 행운의 상자를 선택하고 기대할 수 있게 하는 행복하고 좋은 것이다.

키 한
뉴스타 부동산 토랜스 지사장
(310)968-8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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