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오바마 대통령과 한반도 정책

2008-11-29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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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병창(민주평통자문회의 북미주지역회의 부의장)

버락 오바마 민주당 대통령 후보가 제 44대 미합중국 대통령으로 선출되었다. 건국 221년만에 최초의 흑인 대통령을 앞두고 우리가 주목하고 대비한 점도 변화의 물결이다. 그동안 조지 부시 대통령은 힘을 바탕으로 일방주의를 일관하여 한반도 상황은 불안과 긴장의 연속이었다. 따라서 미주 한인사회가 많은 심리적 고통을 겪었다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닐 것이다.
새로운 당선자에 의해 미국의 대 한반도 정책에도 많은 변화가 예상된다.
오바마 당선자는 시카고 연설에서 “우리는 세계에 미국의 새로운 리더십을 보여줄 것이다”라고 했다. 전쟁이 줄어들고 일방적인 패권주의가 평화와 이성적 가치로 대체될 것이 기대된다.

하지만 지나친 기대와 낙관은 하지 않는 것이 좋을 듯 싶다. 우선 오바마가 어디까지나 미국의 국익을 최우선으로 할 미국의 대통령이라는 사실을 냉정하게 수용할 필요가 있다. 인류역사 발전을 위한 오바마 대통령의 출현이 한반도에는 어떠한 영향이 미치게 될 지... 차분하게 대응책
을 강구해야 할 것이다.오바마 정부에서 한반도 정책은 현재의 금융위기 해소 이후로 다소 시일이 걸릴 것이다. 과거에 기초한 정책이 아닌 실리를 앞세우고 미래를 고려한 정책이 될 전망이다. 한미 양자 동맹보다는 일본 등 기존 동맹국 등과 전체적인 네트웍을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주한미군 문제에 있어서도 경제위기에 따른 비용 절감이 우선시 될 수 있고 한미동맹의 지역화, 세계화 등으로 문제를 해결해 나갈 공산이 크다.
하와이, 인도네시아 등 다문화를 체험한 성장 배경을 고려한다면 냉전시대에 형성된 미일동맹 중심의 전통적 동북아 정책을 재검토할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그의 스타일로 보면 중국과도 대화를 통해 관계 증진을 도모할 것이다. 한반도는 한국이 주도하는 동시에 동북아 지역과 그리고 세계 문제에도 한국의 역할을 늘려 나가도록 하는 정책도 예견된다.

북한의 핵문제에 있어서는 협상을 더욱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물론 북한의 태도에 달려 있겠지만 고위급 회담이나 나아가 김정일 위원장과의 직접 대화도 예상할 수 있다. 정상간의 신뢰 구축이야말로 핵문제와 평화체제 구축을 위해 가장 중요한 요소이고 상황에 따라서는 관계 개선의 급물살을 탈 수도 있다.북미관계의 시발은 우리 민족의 미래에 크나큰 전화점이 될 수도 있는 것이다. 그러나 미국의 한반도 정책에서 한국이 흔들리는 일이 있어서는 결코 안될 것이다.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은 한미관계, 북미관계, 남북관계 세 측면이 균형을 이루어야 가능하다는 것은 우리가 반복해서 경험한 일이다. 김영삼 정부와 클린턴, 김대중 정부와 부시 1기, 노무현 정부와 부시 2기 때를 돌아보면 이명박 현 정부의 과제는 우선은 한미관계이다.따라서 우리 정부의 대북정책을 조정할 필요도 제기된다. 미국의 대북정책 기조에 맞추면서 우리의 입장과 정책을 미국측과 조율하고 절충하고 설득하는 일을 긴밀히 하는 방안이다.

이러한 과정에서 한미간에는 새로운 갈등이 유발될 수도 있을 것이다. 이명박 대통령은 자신의 철학과 신념을 바탕으로 미국의 신정부 정책을 설득하는 리더십이 가장 효과적일 수 있다. 미국의 권력이 한창 정책을 입안할 지금이 적절한 기회라고 생각한다. 정부 인수 실무 라인을 찾아 조율, 조정하는 일이 매우 중요하다.오바마는 워싱턴 인사이드를 강력히 비판하면서 미국민의 지지를 받았다. 일반 시민사회의 풀뿌리 운동과의 소통을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상향식(Bottom-up)이다. 따라서 오바마 시대에 미
국의 한반도 정책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가장 확실하고도 힘있는 방식은 250만 우리 한인동포의 정치력 신장과 결집이다. 이것이야말로 오바마 정부가 한반도의 안정과 평화를 위해 기여하도록 하고 나아가 우리의 염원인 평화통일을 앞당기는 일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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