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여명’(Twilight)

2008-11-21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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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명’(Twilight)

에드먼트가 벨라를 등에 업고 나무 꼭대기로 달려오르고 있다. 작은사진은 흡혈귀 에드먼트 컬른(가운데)과 그의 가족들.

★★★½(5개 만점)


베스트셀러 소설 원작의
초현실 환상 공포모험물


소녀와 흡혈귀 펄펄 끓는 로맨스



10대 소녀와 그녀의 급우인 남자 흡혈귀와의 정열적이요 육체적 욕망을 채 해갈 못시키는 로맨스를 그린 이 영화는 미 여류작가 스테프니 마이어의 전 세계적 베스트셀러 시리즈가 원작이다. 시리즈는 지금까지 4편이 나왔는데 특히 10대 소녀들에게는 거의 성서적 열광과 함께 사랑을 받고 있다. 이 영화는 엄청난 흥행성적을 거둘 것이 분명한데 지금 카터 버웰이 작곡한 영화음악이 인기 차트 1위를 달리고 있다.

10대와 젊은 어른들뿐 아니라 나이 먹은 사람들도 즐길 수 있는 로맨틱하기 짝이 없는 액션 가득한 초현실적 환상 공포 모험영화다. 특히 인간과 흡혈귀 간의 사랑이라는 비극적 주제가 둘의 그것을 마치 로미오와 줄리엣의 사랑의 지경으로까지 끌어올리고 있다. 열정과 욕정이 펄펄 끓는 두 10대가 서로를 간절히 사랑하고 원하면서도 그것을 육체적으로 풀지 못하는 사정에서 성적 긴장과 함께 애달픈 동경의 비린내가 나면서도 신선한 체취를 감각케 만든다.

고교 3년생인 단아하게 예쁜 벨라 스완(크리스튼 스튜와트)은 어머니가 새 아버지와 함께 직업상 오랜 여행을 떠나면서 살던 피닉스에서 아버지 찰리(빌리 버크)가 경찰서장으로 있는 워싱턴의 작은 마을 포크스로 거주지를 옮긴다. 포크스는 피닉스와 달리 회색 하늘과 우천의 동네. 벨라는 첫 등교하는 날 모두 얼굴색이 유난히 하얗고 잘 생겼으며 또 말이 없고 극히 사적인 컬른 가족의 다섯 아이들을 만난다. 벨라는 그 중에서도 거역 못할 정도로 핸섬하고 매력적인 에드워드(로버트 패틴슨)에게 넋을 잃는다. 에드워드도 벨라를 뚫어져라 응시한다. 생물시간에 둘은 나란히 앉게 되는데 벨라가 에드워드에게 친절히 대하자 에드워드는 화를 발칵 내면서 교실을 뛰쳐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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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에드워드와 벨라는 숙명적인 사랑으로 맺어질 수밖에 없는 영혼의 반려자들. 에드워드가 벨라를 위험에서 구해주는 것을 계기로 둘이 마침내 데이트를 시작하면서 에드워드는 벨라에게 자기 가족의 정체를 고백한다. 컬른 가족은 흡혈귀들로 스스로를 통제해 인간이 아닌 동물의 피만 마신다. 그리고 자신들의 비밀을 지키기 위해 고립해 살고 있다.

에드워드가 벨라를 기피한 것은 자기가 그녀의 매력에 완전히 도취돼 자제력을 잃고 벨라의 피를 요구하게 될 것이 두려워서다. 그러나 벨라의 에드워드에 대한 애정은 더욱 깊어만 가고 마침내 벨라는 에드워드에게 자기를 흡혈귀로 만들어달라고 호소한다.

에드워드가 벨라를 등에 업고 초고속으로 높은 나무를 타고 오르는 등 둘은 풋사랑을 마음껏 즐긴다. 컬른의 아이들이 벨라와 함께 야구를 하는데 이들 앞에 떠도는 남녀 3인조 흡혈귀들이 나타나 벨라의 피를 노리면서 컬른의 아이들과 떠돌이 흡혈귀들 간에 유혈폭력이 일어난다. 영화가 중간에 다소 처지는 기운이 있지만 신선한 젊음과 열정과 로맨스가 가득한 재미있는 영화로 연기들도 괜찮다. 여류 캐서린 하드윅 감독. PG-13. Sunmit. 전지역.

박흥진의 영화이야기
hjpark@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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