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성직자의 타락

2008-11-20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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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병선(뉴욕 예술가곡연구회 회장)

두 여성을 상습적으로 간음해 온 모 목사가 또다시 강단에 섰다. 모 교회가 소속되어 있는 노회에서 3년 동안 강단에 설 수 없다는 징계를 받고도 노회를 탈퇴하고 강단에 선 것이다.만일 그가 터럭 만큼의 양심이 있다면 아직도 참회의 눈물만 흘리고 있을 뿐, 강단은 사양했을 것이다.

성경의 주요 대목인 십계명에도 ‘간음하지 말라’고 명시돼 있다. 이 계율을 어긴 사람은 다시 강단에 설 수 없고 다시 서서도 안된다. 여기에는 어떤 변명도 있을 수가 없다고 생각한다.성경도 말보다 행함이 더 중요하다고 가르치고 있다. 이 중요한 계율을 어긴 사람이 무슨 낯으로 강단에 서며, 무엇을 가르친단 말인가? 그 목사의 황폐한 양심에 탄식이 절로 난다.


약 20년 전 TV 목회로 인기를 끈 Jimmy Swegger 목사가 사창가를 출입하는 광경이 TV에 잡혀 영창을 갔고 역시 TV 목회로 엄청난 헌금을 모은 Jimmy Baker 목사가 노스 캐롤라이나 지역에 광대한 성역을 세우고 개집도 금으로 장식하는 등 타락상이 극심하여 공금횡령죄로 철창 신세를 졌다.지금 이 목사들은 자기들 과거의 잘못을 회개하고 시골에서 소박한 전도생활로 여생을 보내고 있다 한다.

얼마 전 젊은 매춘여성과의 추문으로 뉴욕주지사를 사직한 엘리엇 스피처도 부인과 국민에게 정중한 사과를 하고 깨끗이 떠났다.인간은 누구나 잘못을 저지를 수 있다. 자기의 잘못을 뉘우치고 사회 질서에 순응하면 사는 길은 최상의 길이요, 인간의 미덕인 것이다.사회의 빛이 되고 세상의 본이 되어야 할 성직자들이 간음의 수렁에서 허덕이고 있어서야 되겠
는가? 잘못도 참회할 줄 모르고 빠득빠득 강단에만 서겠다는 모습을 보여서는 더더욱 안될 일이다. 이들을 돕고 방조함은 사회 평화와 화합을 크게 해치는 일종의 범죄행위이다.

이와같은 반종교적이요 반사회적인 행태를 근절시키는 길은 우리 모두가 내 몸만 사리는 이기주의와 안일주의의 늪에서 벗어나 정의를 부르짖는 양심의 소리를 내며 살아가야 한다. 여기에 진정한 삶의 기쁨이 있고 진정한 삶의 가치가 있는 것이 아닐까.이러한 토양 위에서만 정의가 살아나고 인간 사랑이 꽃피는 평화의 세계가 이루어질 것이다. 아름다운 사회 기강을 좀먹고 교란시키는 그 어느 행위도 우리 모두가 함께 방어하고 타도해야 한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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