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칼럼/감사의 삶은 지상 최고의 삶이다

2008-11-15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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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욱(논설위원)

감사의 달이다. 매년 이 때쯤이면 쓰는 감사에 대한 글. 일 년 열두 달을 늘 감사하게 살아야 한다면서도 그렇게 살지 못하는 우리네 인생들. 그래도 감사의 달을 맞아 다시 감사를 느끼며 살아가야 하지 않을까 싶어 감사에 대한 글을 또 쓴다. 이렇게 쓰고 나서도 또 잊어버리게 될 감사의 생활이라도 또 써 본다. 감사하며 살아가는 인생이야 말로 그 무엇보다도 지상 최고의 삶을 살아가는 인생이라 할 수 있다. 감사 속에는 모든 복이 다 들어있기에 그렇다. 그렇지만 감사하며 살아가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가는 모든 사람들이 알고 있다. 우리들의 마음속에서 ‘욕심’이라는 두 글자를 빼어 내 버리기 전에는 결코 감사한 생활을 ‘늘’ 하기엔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감사와 욕심은 어떤 관계를 가지고 있는지 살펴보는 것도 좋다. 욕심이란 탐심, 즉 ‘끝이 없는 긁어모음’이라 할 수 있다. 가지고 있는 자들이 더 가지려 하는 것이 욕심이다. 없는 자들이 가지게 되면 없을 때를 생각하여 더 욕심을 부리지 말아야 하는데 그게 그렇지가 못하다. 가지면 가지는 데로 더 가지려 하는 것이 바로 욕심이다.
하나를 가지면 두 개를. 두 개를 가지면 10개를. 10개를 가지면 100개를. 100개를 가지면 1,000개를. 1,000개를 가지면 10,000개를 가지려고 하는 것이 욕심이다. 한 마디로 인간의 욕심은 끝이 없다. 인간의 욕심은 바로 죽음에 이르러서야 끝이 난다. 결국 산다고 하는 것은 욕심의 시작이요, 욕심의 끝이라 해도 될 것이다.


감사의 생활이란 욕심을 줄여나가는 생활이라 할 수 있다. 욕심만 줄인다면 감사의 생활은 저절로 찾아오게 마련이다. 그런데 욕심을 줄인다고 하는 것은 쉽지가 않다. 많은 사람들이 명상 과 기도 생활 등을 통해 욕심을 줄이고 감사의 생활, 즉 빈 마음의 생을 살아보려 하지만 그게 그렇게 쉽지가 않음을 볼 수 있다. 명상과 기도를 통한 마음 수련에 의한 감사의 생활은 잠시 동안은 계속될 것이다. 그러나 감사의 생활을 죽을 때까지 ‘변함없이’ 할 수 있다는 것은 매우 어렵다. 매우 어려운 것이 아니
라 거의 불가능하다. 그래도 감사의 생활을 계속해 나갈 수 있는 방법을 찾아 감사의 생활을 해 나가는 것이 우리네 인생살이에 득이 되고 덕이 됨을 알아야 한다.

불경기가 계속되고 있다. 이런 때 일수록 감사의 생활을 해야 한다. 감사의 생활을 할 조건이 없다고 생각되면 찾아서라도 감사해야 한다. 찾으면 얼마든지 찾을 수 있다. 햇빛과 공기와 자연에 감사한다. 자동차와 집과, 직장과 사업체가 있으면 없는 사람들을 생각하며 감사한다. 병이 들지 않았으면 병원에서 병으로 고통 받는 사람들을 생각하며 감사한다.
하루 밥 세 끼를 먹을 수 있으면 먹을 것이 없어 굶어 죽어가고 있는 세계의 수많은 가난한 나라의 굶주린 사람들을 생각하며 감사한다. 자유가 있어 어디든지 갈 수 있다면 자유가 없어 가고 싶은 곳도 마음 놓고 갈 수 없는 곳에서 사는 사람들을 생각하며 감사한다. 은행에 잔고가 있으면 빚을 지고 사는 사람들을 생각하며 감사한다.

푸른 하늘을 볼 수 있고 지저귀는 새들의 노래 소리를 들을 수 있으며 하고 싶은 말을 다 할 수 있다면 볼 수도, 듣지도, 말하지도 못하는 사람들을 생각하며 감사한다. 팔과 다리가 멀쩡하여 마음대로 움직일 수 있다면 팔 다리 없이도 살아가는 사람들을 생각하며 감사한다. 그렇다면 장애인들은 어떤 감사를 가지고 살아가야 하는지 난감해진다.생명이 있어 살아가고 있음을 감사해야 한다. 주위에 보살펴 주는 가족들과 봉사자들이 있음을 감사해야 한다. 장애를 딛고 정상인들 보다 더 멋지게 살아가는 장애인들도 있음을 감사해야 한다. 이렇듯 감사의 조건은 찾으면 얼마든지 찾을 수 있다. 찾지 않고, 노력도 하지 않고 무조건 욕심만 부리면 욕심에 치어서 오래 살 사람도 일찍 생을 마감할 수 있다.

욕심이 그 사람을 일찍 데려가는 것이다. 오는 27일은 추수감사절 공휴일이다. 공휴일이다 하여놀러 다닐 것만 생각하지 말고 부모에 대한, 조상에 대한, 가족에 대한, 친지와 친구에 대한, 직장에 대한 감사 등등 감사할 조건을 찾아 감사하는 날로 보내보자. 불경기다 하여 못 살겠다고
아우성이다. 그래도 미국에 살고 있는 우리네는 세계에서 가장 부요한 생을 살아가는 감사의 제일 조건을 가지며 산다고 할 수 있다. 지상 최고의 삶은 감사의 삶이다. 감사의 삶 뒤에는 늘 행복이 따르기 때문이다. 욕심을 줄이고 감사의 생을 살아보자. 행복이 따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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