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사설/무비자 시대 활짝 열렸다

2008-11-13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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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17일부터 한미 양국의 무비자 시대가 활짝 열린다. 한국인의 무비자 미 입국은 한국이 미국 비자 면제프로그램(VWP)에 정식 가입됨에 따라 시행되는 조치다. 1954년 한미동맹이 정식 발효된 이후 처음 있는 일이어서 의미가 매우 깊다. 늦은 감이 있지만 이제라도 열리게 된 것은 너무나 반가운 일이다. 한미 양국 간의 신뢰도가 그만큼 높아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미국거주 한인들의 위상제고에도 기여를 하게 돼 여간 기쁜 일이 아니다.

비자면제 프로그램은 미 정부가 지정한 국가의 국민에게 관광과 상용 등의 목적에 한해 최대 90일간의 입국을 허용하여 미국을 방문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이를 계기로 한국도 미국 시민권자들에게 주었던 30일간의 무비자 기간을 90일까지 연장해 주기로 했다. 상호협력의 체제 안에서 이루어지는 호혜조건으로 미국인 한국입국도 앞으로 더 늘어날 전망이다.
무비자 프로그램은 무엇보다 미주지역 한인 경제 활성화에 한 몫을 하게 될 것으로 기대되고있다.

시행일이 확정됨에 따라 한인업계가 벌써부터 술렁이고 있는 분위기다. 지속되는 불황에다, 금융대란, 부동산 시장 냉각 등 최악의 상태에서 가뭄에 단비 같은 호재가 아닐 수 없기에 그렇다. 지금 한인 경제는 바닥에 이를 만큼 심각한 상황이다. 이런 처지에서 한국인의 무비자 입국시
행은 한인경제에 적지않은 해갈이 될 것이 분명하다. 무비자의 문이 예상보다 일찍 열린 것은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심정인 한인들에게 커다란 희망을 주고 있다. 미국의 대명절인 추수감사절과 크리스마스 특수를 누릴 수 있다는 기대감 때문이다.

뉴욕은 한국인의 미국 방문 선호지의 제 1번지다. 또한 세계 관광객들이 미국의 어느 관광지보다 제일 많이 찾는 도시다. 관광으로 벌어들이는 수익만도 한해 수억에서 수십억 달러에 달한다고 한다. 비자 면제 프로그램을 통해 한인업계가 잘만 한다면 얼마든지 그 특수를 누릴 수 있을 것이다. 한국인의 무비자 프로그램이 그동안 껄끄럽던 한미 양국의 관계 개선은 물론 한국의 위상제고, 각 분야의 새로운 개발과 발전 및 선진화 진입에 크게 일조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또한 새로 출범하는 미국의 오바마 정부와 한국의 이명박 정부와의 협조체제가 더욱 더 긴밀하게 잘 이루어져 이번 비자면제프로그램이 실효를 거두기를 기대한다. 모처럼 이루어진 비자 면제 프로그램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는 일이 없기를 아울러 당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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